포스코, 8년만에 삼성전자 주가 추월

포스코가 삼성전자를 8년여 만에 다시 앞질렀다.

3일 포스코는 전일 대비 3.14% 오른 59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한 반면 삼성전자는 2.54% 떨어진 57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달 29일 장중 두 회사의 주가가 잠시 역전된 적은 있지만 종가 기준으로 포스코가 삼성전자 주가를 넘어선 것은 지난 1999년 7월7일 이후 약 8년2개월 만이다.

당시 포스코는 삼성전자(16만1500원)보다 6500원 높은 16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같은 '포스코 천하'는 3일도 가지 못했다. 다음 날 삼성전자는 포스코와 나란히 16만원에 장을 마쳤으며 이후 포스코는 삼성전자를 다시금 넘어설 때까지 8년의 시간이 걸렸다.

두회사의 주가 차이는 한때 세배가 넘는 적도 있었다. 지난 2006년 1월31일 삼성전자는 사상최고가인 74만원을 기록한 반면 포스코는 22만원에 벌어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1년7개월 동안 삼성전자는 실적이 꾸준히 악화하면서 주가가 22% 떨어질 동안 포스코는 이익이 170% 가량 급등하면서 올 2사분기 이후 역전 드라마가 점쳐지기도 했다.

포스코의 2사분기 영업이익은 철강경기 호조에 힘입어 1조2000억원대를 기록했으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반도체 경기 하락 여파로 9000억원대에 그쳤다.

한편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번에 재연된 '포스코 천하'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을 내놓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철강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3사분기 성수기를 맞아 제품가격이 인상되면 철강업체들의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과 함께 그룹내에서도 조정 단계에 있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하락세가 좀더 오래갈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메릴린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해 국가별 모델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IT 부문의 비중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가 여전히 포스코에 크게 앞서고 있다. 우선주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94조6626억원으로 51조6146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50조원을 두 번째 돌파한 포스코에 비해 43조480억원 가량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