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입력 2016-08-0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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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말이 있다. 원인과 결과는 항상 같이한다는 뜻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사람들은 흔히 운(運, fortune)이 없었다고 말한다. 운은 말 그대로 우연이고 하늘의 선물일 수 있다. 아니, 그게 맞을 것이다. 경영을 하는 어르신들과 술자리를 하다 보면 그분들은 한결같이 평생 세 번의 천운이 오기 마련인데, 그러면서 빼먹지 않고 하는 첨언이 “단, 준비된 사람만이 천운을 볼 수 있고,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운(運)의 수혜 역시 인과응보의 이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이 된다. 세상 참 무섭지 않은가. 뿌리지 않은 일확천금은 정녕 없단 말인가. 그렇다면 어쭙잖은 의문이 든다. 로또(lotto)에 당첨되는 것도 인과응보일까? 맞다. 최소한 로또를 사려고 발품을 팔고 어떤 번호를 찍을 것인지,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혹은 생방송 시간에 맞춰 당첨 확인을 거치는 하찮은 과정이라도 다 저마다의 노력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노력을 했는데도 성공하지 못하거나, 자기 집 한 채 번듯하게 갖지 못하고 가난을 면치 못하는 이들은 무엇이 문제일까? 필자의 막말일지 모르겠으나 굳이 그 이유를 찾자면 ‘지구력(持久力)’의 부족 탓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난에 허덕이는 성실한 가장에게는 몰매를 맞을 소리겠지만, 이는 그들의 현실과 노력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직 끝이 아니니 희망을 가지고 좀 더 힘을 내자는 응원의 목소리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하고 그 결실이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만큼 삶에 힘을 주는 말이 또 있을까? 여물지 않은 옥수수를 삶아본들 설익은 풋내에 고개를 내젓게 되어 있지만, 익다 못해 가지에서 떨어진 홍시는 야생의 까치밥이라도 될 수 있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어떠한 의미가 되려거든 설익기보다는 시간을 기다리고 의지하는 자신과의 싸움이 반드시 필요하겠다.

세상의 이치는 이처럼 양면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 노력을 한 자에게 응당한 보상이 이루어진다는, 어쩌면 당연한 이치와 노력한 만큼 결과가 이루어지지 않아 한탄하는 자에게는 지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또 한 번 힘을 낼 수 있는 맥락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Soon it shall also come to pass).

힘들 때 위안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경구지만 실제로는 전쟁에서 이겨도 자만하지 않고, 패배해도 낙담하지 않기 위해 솔로몬 왕자가 쓴 글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패배했을 때 위안이 되는 말이 성공했을 때도 같이 적용이 되고 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하던가. 좋은 일이 있으면 마(魔)가 낀다는 말처럼 세상의 경기가 혼탁하고 앞이 보이질 않아 힘이 들 때 도약의 기회는 반드시 있다. 기다리는 자에게는 슬픔의 맥락이 아니라 도약의 발판이 되고, 인내하는 사람에게는 나이테가 하나 더 생기면서 더 옹골차지는 시간이 된다. 기쁠 때 더 큰 행복을 욕심 내라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자기와의 인내를 끊임없이 숙련하라는 뜻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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