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민초들의 삶 ‘책가도’ 통해 만난다!

입력 2016-07-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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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술은 후기와 말기에 들어서면서 피지배층인 민중이 그림의 새로운 생산자와 소비자로 참여하며 ‘문자도’, ‘책거리’같은 민화(民畵)라는 새로운 장르가 등장했다.

‘책거리’(冊巨里)는 ‘책가도’(冊架圖)는 물론이지만 서가(書架) 없이 책과 도자기, 청동기, 문방구,

화병 등이 함께 그려진 그림을 총칭하는데, 멀리 르네상스시대 이탈리아의 스투디올로(studiolo)에서 시작해 중국의 다보격경(多寶格景)을 거쳐 조선에서 새로운 장르로 진화했다.

동서 문화를 지식으로 잇는 ‘책 길(Bookroad)’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국제적인 면모를 가진 그림이 책거리인데, 목적에 따라 크게 궁중에서 의례와 장식으로 쓰인 책거리와 일반 가정에서 장식을 위해 쓰인 민화 책거리로 나뉜다.

이러한 조선시대 후기 민중들의 새로운 미술 장르인 책거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예술의 전당이 조선시대 후기를 살아가는 민초들의 고뇌와 삶을 엿볼 수 있는 ‘문자도책거리’ 전시회를 서예박물관 전관에서 진행 중인 것.

서예박물관 재개관을 기념해 두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현대화랑과 함께 18세기부터 20세기 전반에 걸친 조선 문자도•책거리 걸작 58점을 전시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이동국 부장은 “책거리와 문자도는 한 몸같이 잘 어울리는 장르인데, 둘 다 문자와 책을 키워드로 학문숭상을 상징하고 있다”면서 "그 이면에는 출세욕과 신분상승, 지적허영 충족으로 불타는 조선사회를 가장 적나라하게 대변하는 조형언어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책거리의 걸작으로 알려진 장한종의 '책가도'와 호피 속에 책거리가 그려진 '호피장막도, '유교문자도' 등이 한자리에서 일괄 공개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서화미술 역사에서 망각된 존재로서의 문자도와 책가도를 다시금 조명하는 계기다. 예술의 전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문자도와 책거리는 우리 서화미술의 역사에서 망각된 존재였고, 주류 미술사에서는 끼워주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 부장은 “그림을 그린 사람을 모른다는 이유로 삼류 작가로 격하시켰고, 작품의 격조마저도 본그림이라고 평가절하했다”면서 “그 이유는 문자도 책가도 같은 민화의 가치를 지금도 여전한 지배계층의 기득권의 시각이나 서구미술의 아카데미즘 척도로만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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