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패러독스…대중화 나선 ‘럭셔리’ 외면받고 중저가 ‘매스티지’는 쑥

입력 2016-05-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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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명품인 매스티지 브랜드가 떠오르는 가운데 대중화 전략을 선택한 럭셔리 명품은 매출 감소로 콧대가 꺾이고 있다. 이는 오랜 불황으로 고급 명품의 선호가 줄고 가성비를 추구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매스티지는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의 합성어로 비교적 값이 저렴하면서도 가치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명품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18.1%에서 올해 1분기 10.4%로 떨어졌다. 명품의 실적 부진은 이제 예삿일이 돼버렸다. ‘노세일’을 고수하며 고가 정책을 폈던 샤넬은 지난해 일부 제품 가격을 20%까지 인하해 ‘샤넬쇼크’를 일으켰으며, 구찌가 이례적으로 반값 세일을 해 ‘구찌대란’을 일으켰다.

프라다를 비롯한 주요 명품은 수요 감소의 대안으로 중저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온라인 사업을 2배로 늘렸다. 하지만 오히려 기존 고객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프라다그룹은 지난해 매출이 0.1%, 영업이익은 28% 줄었고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버버리 역시 매출이 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 하락해 주가는 지난해 2월 최고점을 찍은 이래 1년여간 33% 내려갔다. 구찌는 지난해 매출이 1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 좋고 유명하지만 아무나 살 수 없어 가치를 인정받았던 명품들이 오랜 불황으로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명품이 너무 대중화되면 소비자들은 다른 브랜드를 사려고 할 것”이라며 ‘럭셔리 패러독스’를 설명했다.

이에 반해 ‘마이클코어스’, ‘코치’, ‘토리버치’와 같은 매스티지 브랜드는 최근 3년간 매출이 꾸준히 성장했다. 마이클코어스는 지난해 말 한국 지사를 세우면서 직진출로 방향을 바꿨으며, 주요 백화점에서 매스티지 분야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운영하는 미국 브랜드 토리버치 역시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도 매출액이 6%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이 같은 현상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대중들이 명품을 더 이상 희소한 제품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차별화되지 않은 제품에 거부감을 드러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명품 관련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67.4%는 ‘누구나 명품 하나씩은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으며 57%는 ‘아무리 명품이어도 남들이 가진 제품은 갖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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