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4월 24일 배호 트로트의 전성기를 연 비운의 천재가수

입력 2016-04-2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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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권 미래설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배호(裵湖, 1942.4.24~1971.11.7)는 중국 산둥(山東)성에서 광복군이었던 배국민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출생 당시 이름은 배만금(裵晩今), 중학생 때 신웅(信雄)으로 개명했다. 해방 이후 부모를 따라 한국에 와 인천의 수용소에서 생활했다. 이후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부산에서 다니던 중학교는 가난 때문에 중퇴했다.

그는 외가의 도움을 받았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의 작곡자로 KBS와 TBC악단장을 지낸 외삼촌 김광수, MBC 초대 악단장이었던 김광빈 악단 등에서 드럼을 연주하며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스물한 살에 예명 ‘배호’로 데뷔했다. 데뷔곡은 ‘굿바이’ ‘사랑의 화살’.

그러나 3년 후 병을 얻은 그는 이듬해 작곡가 배상태를 만나 병상에서 대표곡이자 최대 히트곡인 ‘돌아가는 삼각지’를 발표했다. 이어 ‘안개 낀 장충단공원’이 연속 히트해 인기를 얻고 30여 개 가수상을 휩쓸었다.

열정과 투혼이 그를 무대에 세웠다. 쉬지 않고 신곡을 냈던 그는 때론 휠체어에 의지해, 때론 동료가수 등에 업혀 출연했다. 그가 부른 노래 중 비가 내리는 곡이 30여 곡, 안개가 낀 곡은 10여 곡이다. 5년 뒤 29세 때 ‘마지막 잎새’를 유작으로 남기고 배호는 갔다. 그의 죽음은 가요계에 요절 신드롬을 남겼다. 대구 공연에서 만난 여성팬과 약혼했으나, 임종 전날 ‘눈물의 파혼’을 했다.

스탠더드 팝의 남자가수들이 보여준 중후한 저음을 특유의 바이브레이션으로 강조하고 절정부에서 애절한 고음을 구사하는 방식으로, 남성 트로트 창법의 중심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릴 만큼 음악성과 사후 인기가 높다. 용산구청은 삼각지로터리 이면도로를 배호길로 명명했다. 대중가수의 이름이 도로명이 된 것은 이게 처음이다. sk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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