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을 가다] 남는 열 저장했다 필요한 곳 전달… 年 매출 2조 ‘에너지 은행’

입력 2016-04-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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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통합운영센터 갖춰 전국 지사 에너지양 제어 및 전송

경기도 성남시에서 광주시로 넘어가는 태재고개 입구 언저리.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시장형 공기업이 하나 자리하고 있다. 12일 성남 분당동에 위치한 한국지역난방공사 본사를 찾았다.

산속에 둘러싸인 본사는 발전소라기보다 흡사 노인요양 실버타운 같은 호젓한 느낌이 들었다. 방문객이 머무는 1층 휴게실은 북카페로 꾸며 차를 마시며 기다릴 수 있게 배려했다. 직원들과 함께 본사 내부를 둘러봤다.

먼저 거대한 원통형의 축열조가 눈에 들어왔다. 축열조는 열을 비축해 두는 저장설비다. 발전설비 및 첨두부하보일러에서 생산된 열을 사용자의 열부하 변화에 따라 저장 공급한다. 공사는 이런 저장소를 29기 보유하고 있다. 분당에선 직접 열을 생산하진 않고 바로 옆 남동발전 지사에서 보내는 열을 저장해 분당 내 가정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공사는 지난해 전국 18개 지사(사업소)에서 1720명이 근무해 매출 2조19억원에 영업이익 2099억원, 당기순이익 1158억원의 실적을 냈다.

난방공사 지사는 공동주택 136만1000호와 2158개 건물에 열과 전기 등 집단에너지를 공급했다. 집단에너지 란 열병합발전소 등 1개소 이상의 집중된 에너지생산시설에서 생산한 열과 전기를 다수 사용자에게 일괄 공급하는 사업을 말한다.

2014년 기준 전국 집단에너지 현황은 총 34개 사업자, 공급 242만 세대 규모다. 공사는 열병합발전 방식으로 에너지 이용 효율이 기존 일반발전(49.9%)에 비해 30.8%포인트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분당 본사를 둘러보고 판교지사로 이동했다. 에너지 공기업답게 회사 차량도 쏘울 EV(전기자동차)를 쓰고 있었다. 아직은 충전소가 많지 않아 가까운 거리의 시내용으로 사용한다는 설명이다.

판교지사에 도착해 통합운영센터를 둘러 봤다. 이곳은 전국 18개 사업소에서 나오는 열과 전기를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계절적인 요인 등 필요에 따라 집단에너지 감산·증산을 결정하고, 경제성을 따져 타 지사로 보내는 컨트롤타워다.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만큼 정보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이 철저했다. 촬영은 일체 금지해 핸드폰을 맡겨야 입장이 가능했고, 신분 확인과 방문시간 등을 기록해야 했다.

입구 안으로 들어서자 영화에서 나올법한 초대형 스크린모니터와 자리에서 분주히 업무 중인 연구원들의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공사는 2011년 이후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시설운영을 위해 통합운영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정중앙 벽면을 가득채운 대형 모니터에는 전 지사의 설비 상태와 운영 현황이 실시간으로 움직였다. 직원들은 열원 모니터링을 통해 전 지사의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원 지사에서 발전한 열이 남으면 근처에 열이 부족한 분당이나 판교 지사로 보낸다. 반대로 수원에 전기가 부족하면 근처 지사에서 전기를 보내라고 신호한다.

통합운영센터에서는 각 지사의 직접 생산과 전송 비용을 비교해 최적의 효율성을 찾아간다. 전국 지사의 운영 데이터는 자동으로 취득 등록된다. 운영실적보고서 자동 생성과, 통계화·도표화를 통해 한눈에 들어오는 시각정보도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이다.

황승하 공사 통합운영센터 부팀장은 “통합운영의 핵심은 경제운전 및 전력거래 시스템”이라며 “전문화된 수요예측 프로그램을 이용해 생산계획을 세운다. 수요와 계통한계가격(SMP) 예측을 통해 공급 및 거래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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