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김승연 회장 전화위복 계기 되길"

입력 2007-06-1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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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6년 미국에서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체포됐던 로버트 김(66ㆍ한국명 김채곤)씨가 지난 14일 옥중에 있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서신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씨는 서신을 통해 김 회장에게 "조속한 석방을 기원한다"며 "한 순간의 실수로 너무나도 큰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번의 뼈아픈 실수가 전화위복이 되고 앞으로 기업을 하는데 큰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또한 김회장의 소식을 전해 듣고 의심을 했지만 자신도 한 아버지로서 자식사랑 때문에 겪는 고생에 대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김 씨와 김 회장의 인연은 지난 1997년 로버트 김이 펜실베니아 앨런우드 연방교도소에 수감 중일 때 김 회장이 후원회를 결성, 로버트 김 가족에게 생활비를 지원한 바 있다.

김 씨는 아울러 "김 회장이 조속히 석방돼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다음은 로버트 김이 김승연 회장에게 보낸 서신의 전문이다.

존경하는 김승연 회장님께

회장님! 그 동안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저는 회장님의 가슴아픈 소식을 전해 듣고 저도 한 아버지로서 자식사랑 때문에 겪는 고생에 이해도 많이 했습니다.

한국의 여론에서 들려오는 김 회장님에 대한 소식이 너무나도 황망하여 처음에는 저의 눈과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1996년에 예기치 못했던 저의 구치소생활을 연상하면서 법의 심판을 받기위해 초조하게 기다리던 저의 처지와 김회장님의 현실을 비교하면서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4월 30일에 회장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알고자 편지를 올렸습니다만 회장님에게 그것이 전해졌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저는 회장님의 사건에 도움이 될 것이 있다면 어떠한 일도 감수 할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저의 이 각오가 회장님께 용기를 드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미 8년에 걸친 장기 수감생활을 경험한 저로서는 지금 회장님께서 겪고 계시는 세상과 단절된 자신과의 싸움이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운 것인지 잘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조국에 대한 충정 때문에 형극의 길을 걸어야 했던 저를 위해 누구보다 먼저 구원의 손길을 건네 주셨던 사랑이 많으신 분이십니다. 교도소에서의 추운 겨울을 걱정하시어 일면식도 없던 저에게 모자와 목도리를 보내주셨던 그 따뜻한 마음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외롭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저의 집사람을 위해 그때부터 오랫동안 남몰래 성금을 보내주신 자상한 성정의 회장님이시기에, 이번 사건은 도저히 믿기지가 않고 큰 충격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지금은 비록 한 순간의 실수로 너무나도 큰 고통을 겪고 계시지만 이번의 뼈아픈 실수가 전화위복이 되고 앞으로 기업을 하시는 데 큰 교훈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이번 사건이 잘 마무리되어 빠른 시일 내에 회장님께서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시기를 바랍니다.

의로우시고 원기 왕성하신 기업가로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시고, 평소 남모르는 선행을 펼치시는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기시는 회장님을 법과 국민 여러분들도 이해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세상의 끝에서 회장님으로부터 받았던 큰 위안을 어떤 방식으로라도 보답해 드리고 싶지만 지금은 이렇게 서신으로 밖에 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비록 지금은 상심이 크시겠지만 저와 같이 회장님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에 힘내시고 용기를 잃지마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회장님의 조속한 석방을 기원하오며 회장님의 가정과 건강을 하나님께서도 보호 해 주실 것을 믿으며 한화그룹의 발전과 계획에도 차질이 없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 드립니다.

2007년 6월 14일

로버트 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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