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감춘’ 하이트진로, ‘알짜’ 주정사업 매각하는 까닭은

입력 2016-03-11 10:4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창해에탄올과 하이트진로에탄올 지분 100% MOU… ‘2조 차입금 감소ㆍ주력사업 집중’

하이트진로의 모기업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자회사 하이트진로에탄올을 매각한다. 이는 2조원 규모에 달하는 그룹의 차입금을 줄여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주류 제조ㆍ판매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자회사 하이트진로에탄올 매각 추진에 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그룹의 사업 역량 강화 및 재무 건전성 제고 방안의 하나로 2월 25일 창해에탄올과 하이트진로에탄올 지분 100%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향후 창해에탄올과의 세부 협상을 통해 본 계약의 구체적인 조건 또는 본 계약의 체결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상기 사항은 이러한 협의 과정에서 변동 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주정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알짜 자회사 '하이트진로에탄올'을 매각하는 것은 그룹 차원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그룹은 차입금이 2조원대 수준에 달한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연결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에 지배주주소유 지분으로 625%, 자본총계로 278%로 집계됐다. 또 경쟁사의 점유율 상승과 외국산 수입주류가 증가하고 있어 대내외적인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경영 환경에 맞서기 위해서는 주류 제조와 판매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하에 주정 사업을 매각하고, 이를 통해 2조원 규모의 차임금도 줄여 재무 건정성을 강화하겠다는 것.

또 하이트진로에탄올이 알짜 자회사이지만, 주정 제조사와 주류 제조사간에는 사업 시너지를 내기 힘들다는 점도 이번 매각의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주세법상 주정 제조사의 판매량은 대한주정판매주식회사의 지분율과 연동된다. 대한주정판매주식회사가 주정을 일괄구매한 후 지분율에 따라 주류 제조사와 식품제조사, 제약사 등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에탄올을 매각하더라도 하이트진로가 주정을 공급받는 방식에는 변함이 없다.

창해에탄올과 거래가 성사된 이유 역시 주력 사업에 매진하겠다는 양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에탄올은 대한주정판매에 소속된 중견 주정기업으로 업계 7위(점유율 5.6%)로 알려졌다.

14.3%의 점유율로 주정업계 2위인 창해에탄올은 하이트진로에탄올을 인수한다면 진로발효(점유율 16.5%)를 넘어서며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본 계약까지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가 모기업의 이자비용 부담 때문에 그동안 이익의 대부분을 배당금 지급으로 소진했기 때문에 이번 지분 매각으로 하이트진로그룹의 차입금이 감소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모기업의 차임급이 줄어들면 하이트진로가 배당을 줄이고 더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알짜사업을 매각하겠다는 것은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가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충전 불편한 전기차…그래도 10명 중 7명 "재구매한다" [데이터클립]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신식 선수핑 기지?…공개된 푸바오 방사장 '충격'
  • 육군 훈련병 사망…완전군장 달리기시킨 중대장 신상 확산
  • 박병호, KT 떠난다 '방출 요구'…곧 웨이버 공시 요청할 듯
  • 북한 “정찰 위성 발사 실패”…일본 한때 대피령·미국 “발사 규탄”
  • 세계 6위 AI국 韓 ‘위태’...日에, 인력‧기반시설‧운영환경 뒤처져
  • 4연승으로 치고 올라온 LG, '뛰는 야구'로 SSG 김광현 맞상대 [프로야구 28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201,000
    • -2.89%
    • 이더리움
    • 5,311,000
    • -2.71%
    • 비트코인 캐시
    • 645,000
    • -6.18%
    • 리플
    • 732
    • -1.35%
    • 솔라나
    • 231,400
    • -1.99%
    • 에이다
    • 633
    • -2.91%
    • 이오스
    • 1,118
    • -4.36%
    • 트론
    • 154
    • -0.65%
    • 스텔라루멘
    • 150
    • -1.9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600
    • -2.86%
    • 체인링크
    • 25,130
    • -0.32%
    • 샌드박스
    • 616
    • -3.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