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톺아보기

입력 2015-12-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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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이변은 없었다. 아웃도어 시장은 여전히 깜깜했다. 게다가 이번 겨울도 평년보다 따뜻해 이 암흑기는 당분간 끝나지 않을 기미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미묘하지만 암흑 안에서도 엎치락뒤치락 부단히 노력했다. 그 공로를 치하하는 의미에서 몇몇 브랜드를 선정해봤다.

국내 빅3 업계도 겨우겨우 먹고사는 이 와중에 디스커버리는 혼자 엄청난 성장률을 보였다. 야상형 다운재킷을 유행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디스커버리 ‘밀포드’ 모델은 이번 겨울 시즌에도 승승장구 중이다. 올해 매출액만 해도 25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뒤늦게 아웃도어 업계에 등장한 디스커버리는 요즘 모든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으며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국내 내로라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숙원 사업이었던 ‘10~20대 사로잡기’를 (아이돌도 없이) 너무나 쉽게 이뤄냈으니까. 이제 다들 디스커버리처럼 젊은 층을 사로잡을만한 디자인을 연구 중이다. 쉽진 않겠지만 모두 건투를 빈다. 어쨌든 당분간 디스커버리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네파가 전지현을 모델로 삼았을 때만 해도 흔하디 흔한 고급화 전략을 쓰는 줄 알았다. 전지현은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진 모델이니까. 그런데 올겨울 허를 찔렀다. 전지현의 광고가 사람들의 머리에 인식됐을 즈음, 딱 같은 컨셉으로 모델만 바꾼 패러디 광고를 내놨다. 전지현을 대신한 건 장도연이었다. “움직임이 겁나 좋아졌다”는 내레이션부터 깨알 같은 포즈 하나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젊은 층을 위한 모델로는 YG의 아이돌 ‘아이콘’을 발탁했는데 이 그룹, 나만 몰랐지 의외로 인기가 상당하더라. 하지만 약간의 무리수도 뒀다. 아이콘 리미티드 다운이라는 걸 선보였는데 내피에 아이콘 멤버를 프린팅해 옷을 입을 때마다 해당 멤버가 안아주는 느낌이 들게 했다는 것… 아이콘 팬이라면 좋아했으려나… 3000벌 한정판매라던데 완판 소식이 없는 걸 보니 반응이 썩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올 한해 기자를 웃게 한 브랜드라는 건 인정.

이제 와 트렉스타를 유망주로 꼽는 게 우스운 일일까. 그래도 기대가 된다. 올해 트렉스타는 손 안 대고 신발끈을 조절할 수 있는 핸즈프리라는 기술을 선보여 국제 아웃도어 박람회인 ISPO에서 황금상과 아시아제품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럴 때 보면 오히려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브랜드 같기도 하다. 시장이 어떤 상황이든 트렉스타는 본인의 역할을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내년부터는 전국적으로 20~30여 개의 대리점을 추가로 모집해 유통망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트렉스타의 대표 제품인 코브라 시리즈의 신제품도 출시하고, 의류 라인도 더욱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스포츠 분야는 건재했다. 오죽하면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애슬레저룩’이니 뭐니 하면서 스포츠 분야를 넘봤을까. 항상 1, 2위를 앞다투는 나이키, 아디다스를 얘기하면 싱거울 테니 그 밖의 브랜드를 보자.

올해 놀랍게 급부상한 스포츠 브랜드는 언더아머였다. 언더아머 매장 앞에서 신제품을 기다리는 캠핑족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 미국에서는 나이키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단다. 우리나라엔 매장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지만 그럼에도 놀라운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언더레이어 부문에서는 명실상부 전문성을 인정받아 대적할만한 브랜드가 없고, 각 스포츠 분야마다 모델들이 열일해주고 있어 (골프는 조던 스피스, 농구는 스티븐 커리 등) 인지도도 높아지고 기능성에도 신뢰가 쌓였다. 당분간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꾸준히 더해갈 것.

뉴발란스가 편안한 슈즈의 대명사였던 건 옛날 얘기다. 이제 뉴발란스는 여름엔 래쉬가드를, 겨울엔 다운을, 축구선수에겐 축구화를, 아웃도어 매니아를 위해선 등산화까지 만들어 선사한다. 내년엔 무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운동화까지 내놓는다지. 특히 올해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축구화를 발매했던 것. 대중을 겨냥하는 정도로 만족하지 않고 리버풀 FC 등 명문 구단들을 후원해 직접 선수들이 신게 해 대대적인 시장 진입을 알려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K리그 중 서울 이랜드를 후원하고 있다. 이렇게 공사다망하다 보니 야금야금 가격이 오른 것 같은 건 내 착각일까.

2016년의 기대주로 휠라를 뽑다니 의외라고? 올 한해 휠라가 보여준 행보를 보면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올해는 내년의 도약을 위해 잠시 움츠러드는 한해라고 보는 게 좋겠다. 특히나 디자인은 영 아쉽기만 했는데 내년부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패션디자이너 정구호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한 걸 보면 알 수 있다. 이미 2016 S/S 컬렉션을 공개한 바 있는데 슬쩍 봤더니 라코스테 느낌이 날 정도로 세련됐더라. 이 정도면 로고만 같지 전혀 새로운 브랜드라고 봐도 무방하다. 어쭙잖게 발을 걸쳤던 휠라 아웃도어를 화끈하게 버리니 이런 보기 좋은 성과도 나타나지 않는가.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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