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의 저주]저유가에 에너지·기초소재 펀드 ‘울상’…투자자들 한숨만

입력 2015-12-10 10:11 수정 2015-12-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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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권사 구조조정 당시 퇴직한 A(44)씨는 “지난해 증권맨들 사이에 원자재가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전망이 대세였다”며 “특히 일정 수준의 유가 박스 안에서만 움직이면 예금 금리 이상을 보장하는 원유 기초자산 파생결합증권(DLS)에 명예퇴직 자금을 넣었는데 원금손실(녹인)구간에 도달해 반토막이 났다”고 한숨지었다.

저유가의 공포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유가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기대감으로 자금을 쏟아부은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2월 저유가의 영향으로 DLS에서 원금 손실이 확정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현대증권에서 발행한 DLS 164호는 당시 투자자들에게 잔액의 52.68%로 반 토막이 난 금액을 상환했다.

이같이 장기간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안정적으로 평가받았던 에너지와 기초소재 펀드의 손실도 심각하다.

10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에너지섹터 펀드들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지난 9일 기준으로 -20.41%다. 원자재 일반으로 범위가 넓은 기초소재섹터 펀드들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28.67%로 더 저조하다. 특히 연초 이후 수익률은 에너지섹터 -14.03%, 기초소재섹터 -30.7%까지 떨어졌다.

하반기 이후 글로벌 증시가 둔화하면서 전 섹터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20% 이상 손실이 난 섹터는 에너지와 기초소재 둘뿐이다. 에너지섹터 내 32개 펀드 중 원유 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31개 펀드는 6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가장 손실이 컸던 펀드는 ‘KB북미생산유전고배당특별자산(인프라-재간접)A’와 ‘삼성WTI원유특별자산1(WTI원유-파생)(A)’으로 각각 6개월 기준 -43.13%, -39.75% 수익률로 나타났다.

유가를 역추종하는 ‘미래에셋TIGER원유인버스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H)’만 58.51% 수익률을 내며 큰 차이를 보였다.

수익률이 40% 수준으로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유입은 이어졌다. 특히 유가를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는 최근 6개월간 -30.93% 손실을 냈지만 464억원이 들어왔다. 지난 1개월 동안만 244억원이 쏟아졌다.

중동·북부아프리카(MENA)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 7개도 모두 손실을 봤다. ‘프랭클린MENA[자](주식-재간접)A’는 최근 6개월 수익률이 -17.05%에 불과했다. ‘신한BNPP더드림중동아프리카[자]1(주식)(C-A)’과 ‘IBK프론티어중동(주식-재간접)A’도 각각 -16.55%, -15.79%로 나타났다.

저유가는 펀드상품뿐 아니라 개별 종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증에 참여한다는 호재에도 전일 주가가 11.64% 급락했다. 글로벌 플랜트시장이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에 빠르게 영업이익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에 더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주가연계증권(ELS)도 손실률이 90%에 달해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달 초 만기가 도래한 ‘대우증권 ELS 8608’(발행액 13억원)과 ‘동양MYSTAR ELS 2777’(14억원)의 수익률은 각각 -91.49%, -91.69%로 원금을 거의 잃게 됐다.

한편 원유를 주로 수입하는 국가들은 글로벌 증시 하락세에서 저유가라는 든든한 우산을 쓰게 됐다. 아시아 주요 원유 수입국인 인도와 일본은 연초 이후 각각 1.61%, 13.05% 수익을 거두며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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