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2월 5일 貿賤賣貴(무천매귀) 싼 값으로 사서 비싼 값으로 판다

입력 2015-12-05 07:4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許生傳)’은 그의 실학사상이 집약된 한문소설이다. 묵적골의 선비 허생은 10년 계획으로 공부를 하다가 아내의 성화에 중단하고 돈 벌이에 나선다. 한양 갑부 변씨(卞氏)를 찾아가 빌린 만금으로 과일 말총 등을 매점매석(買占賣惜)해 큰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도적들을 모아 무인도로 들어간 허생은 농사를 지어 수확한 양곡을 일본 나가사키(長崎)에 팔아 100만 냥의 수익을 올렸다. 그 돈 가운데 10만 냥만 들고 나온 허생은 변씨를 찾아가 빚을 청산했다. 줄거리는 이게 끝이 아니지만 요점은 다 나왔다. 연암이 이 작품에서 주장한 것은 적극적 상행위를 통해 부국이민(富國利民)의 방도를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사마천의 ‘사기’ 세가(世家)에 나오는 범려(范蠡)는 최고의 상인이었다. 월왕(越王) 구천(句踐)을 도와 오왕(吳王) 부차(夫差)를 무찌른 그는 구천과는 환난은 함께 할 수 있어도 안락은 함께 누릴 수 없다며 떠나버렸다. 이른바 장경오훼(長頸烏喙)의 고사다. 그 뒤 도(陶)라는 곳에 가서 도주공(陶朱公)이라고 칭하며 농사와 목축으로 물건을 사두었다가 때를 기다려 다시 팔되 1할의 이윤을 남겼다. 곧 억만의 재산을 모으니 천하가 알아주고 부러워했다.

허생과 도주공의 공통점은 무천매귀(貿賤賣貴), 물건을 싼 값에 사서 비싼 값에 파는 것이다. 도주공이 남긴 18가지 장사 비결[經商十八訣] 중 제 11항은 “매매는 시기에 맞춰 신속히 하고 절대 늦추지 말라. 게을러 늦추다가 좋은 기회를 놓친다”[買賣要隨時 切勿拖延 拖延則失良機]고 돼 있다.

이렇게 장사 이야기를 한 것은 12월 5일이 무역의 날이기 때문이다. 개인이든 나라든 돈 버는 비결은 같다. 무역의 貿에는 물건을 몰아서 산다는 뜻이 들어 있고, 易에는 변한다[變] 바꾼다[換]는 뜻이 있다. fusedtree@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4 스타벅스 여름 e-프리퀀시', 겟하는 방법 [그래픽 스토리]
  • 뉴진스 안무가도 "이건 뭐 죄다 복붙"…아일릿 저격
  • 알리·테무의 공습…싼값에 샀다가 뒤통수 맞는다고? [이슈크래커]
  • 애플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내달 한국 출시
  • 장원영 향한 악의적 비방…'탈덕수용소' 결국 재판행
  • 스승의날 고민 끝…2024 스승의날 문구·인사말 총정리
  • '10억 로또' 래미안 원펜타스 분양일정 드디어 떴다…7월 중 예정
  • 금감원, 홍콩 ELS 분조위 결과...배상비율 30~65% 결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6,642,000
    • -0.74%
    • 이더리움
    • 4,077,000
    • -1.4%
    • 비트코인 캐시
    • 610,000
    • -0.73%
    • 리플
    • 706
    • +0.14%
    • 솔라나
    • 204,800
    • +1.99%
    • 에이다
    • 610
    • -1.93%
    • 이오스
    • 1,085
    • -0.55%
    • 트론
    • 174
    • -1.69%
    • 스텔라루멘
    • 145
    • -0.68%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600
    • -0.23%
    • 체인링크
    • 18,900
    • -0.11%
    • 샌드박스
    • 581
    • -0.5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