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부호 열전] 권준모 4:33 의장, 수호지·블레이드·영웅… 손대면 흥행 게임업계 ‘미다스의 손’

입력 2015-09-07 10:44 수정 2015-10-0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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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모 4:33 의장은 게임업계에서도 미다스(Midas)의 손으로 불린다. 그가 손대는 게임마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권준모=흥행보증 수표’라는 등식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다. 넥슨 대표이사 시절뿐만 아니라 현재 4:33에 게임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권 의장은 게임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지만, 그의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다. 다만 권 의장을 아는 지인들은 그가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하는 정도다.

권 의장을 아는 지인은 “게임업계에서 일하면서 권 의장과 인연을 맺었지만, 사적 관계를 깊게 아는 사이는 아니다”라며 “다만 주변의 정황으로 볼 때 권 의장의 집안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처갓집의 인맥도 화려하다. 권 의장의 부인인 황혜선씨는 서양화가로 활동 중이다. 권 의장의 장인은 고 황석연 전 서울형사지법 부장판사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판사인 고 황윤석 판사와 남매지간이다.

황 전 부장판사의 1남3녀 중 막내가 권 의장의 부인이다. 권 의장은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와도 연결된다. 황 CFO는 황 전 부장판사의 아들로 권 의장에게는 손위 처남이 된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권 의장이 처갓집 덕을 봤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권 의장이 처갓집에서 도움을 받았는지 여부는 모르지만, 그가 살아온 발자취는 자수성가한 흔적이 묻어난다.

서울대 심리학과 83학번인 권 의장은 1991년 미국 콜롬비아대학 심리학과 석·박사를 마치고, 경희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권 의장이 대학시절이나 미국 유학시절에도 즐겨하던 놀이가 게임이었다고 한다.

권 의장은 “어린시절에는 갤러그 게임을, 대학교 때에는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을 좋아했다”며 “미국 유학시절에는 온라인 게임을 처음 접했고, 한 한기 동안 게임에 빠진 적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가 동기심리학을 전공한 이유도 게임 때문이었다. 게임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뭔지 연구하고 싶었다고 한다.

경희대 교수시절 권 의장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교내창업경진대회 심사위원이던 권 의장은 경진대회에 나온 소태환 학생(현 4:33 대표)을 만났고, 2001년 9월 학생 4명과 함께 모바일 게임회사 엔텔리젼트를 창업했다. 처음에는 제자를 도와주자는 생각에 시작했던 일이 본격적으로 게임사업을 벌이는 계기가 됐다.

당시 권 의장은 “제자들이 회사 법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다보니 게임사업에 빠져들게 됐다”며 “어느 순간 호랑이 등에 올라 탄 느낌이 들었고 떨어지든지 달리든지 선택해야만 했다”며 게임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창업 1년 뒤인 2002년 권 의장은 ‘대두신권’이란 모바일 게임으로 대한민국게임대상 우수상을 받으며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3년에도 ‘배틀 말뚝박기’로 또다시 대한민국게임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2004년에는 ‘삼국지 무한대전’이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권 의장은 2005년 넥슨에 회사를 매각한 뒤 넥슨에 합류했다.

엔텔리젼트를 인수한 넥슨은 기존 모바일 인력을 추가로 더해 넥슨모바일을 설립해 본격적인 모바일 게임시장에 뛰어들었다. 넥슨모바일 초대 대표이사를 맡은 권 의장은 넥슨의 인기 온라인게임을 모바일게임으로 바꾸는 시도를 했다. 권 의장의 손에서 다시 각색된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 등은 당시 모바일게임에서 인기를 모았던 게임이다. 이후 권 의장은 넥슨 공동대표와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을 거치며, 한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성장했다.

대학 교수에서 게임사 CEO로 인생 2막을 열었던 권 의장이 인생2막 2장을 연 시점은 2009년이다. 이 시기 권 의장은 다시 엔텔리전트 멤버와 조우하며, 자본금 5억원으로 4:33을 설립했다.

여기서도 권 의장의 게임에 대한 애정과 끼는 맘껏 발산된다. 권 의장은 '회색도시'를 비롯해 ‘수호지’ ‘블레이드’ ‘영웅’ 등의 흥행작을 잇따라 출시하는 성과를 내며, 다시 한 번 미다스의 능력을 보여줬다. 모바일게임 최초로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통령상의 영예까지 더해졌다.

지난해에는 중국 텐센트와 네이버 라인에서 1300억원이라는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4:33의 성장 잠재력을 대외적으로 입증 받았다. 현재 4:33은 미생에서 완생으로 끊임없이 발전 과정을 거치고 있다. 글로벌 모바일게임 기업 이라는 완생의 모습을 그리면서 말이다.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지만, 권 의장의 의지는 강했다.

그렇다고 권 의장의 도전이 여기가 멈출 것 같지는 않다. 권 의장은 “내 인생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며 또 다른 도전을 예고했다. 요즘엔 부쩍 사회적기업에도 관심을 많이 두고 있다.

권 의장은 “창업하는 과정에서 ‘왜 또 이 고생을 사서 하나?’라는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며 “하지만 아내의 말을 빌리면, 출산의 고통이 크지만, 아이가 좋으니까, 사랑하니까 둘째를 또 낳는 마음인 것 같다”며 창업의 의미를 부여했다. 권 의장은 결국 질러보고, 도전하는 게 최상의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권 의장의 다음 도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권준모 학력-경력

<학력>

-출생 1964년 12월 26일

-서울대학교 심리학 학사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심리학 박사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심리학 석사

<경력>

1995년~2005년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부교수

2001년~2005년 엔텔리젼트 설립

2005년~2009년 넥슨모바일 대표이사

2006년~2009년 넥슨 대표이사

2007년~2009년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2009년~2011년 4:33 설립, 대표이사 취임

2011년~현재 4:33 이사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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