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동네' 아파트 판친다

입력 2007-02-24 13:59 수정 2007-02-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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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인기지역 이름 도용…분양후 슬그머니 변경

행정구역상 인지도가 떨어지는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가 인접한 인기 지역을 아파트명에 명시하는 이른바 '짝퉁 동네' 아파트가 여전해 이에 대한 규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집값을 올리기 위해 오래된 아파트의 신규 브랜드 사용을 금지했지만 짝퉁 동네 아파트는 대부분 건설업체가 분양가를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어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

특히 일부 건설업체는 분양시에는 해당 지역명을 아파트 이름에 넣어 수요자들을 끌어들인 후 분양을 마친 이후에는 자사 브랜드명만 명시하는 방법도 사용해 다분히 분양을 위해 새로운 마케팅 수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짝퉁 동네 아파트' 오래 전부터 성행

짝퉁 동네 아파트는 같은 생활권이지만 행정구역상 수요자들의 인기가 떨어지는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에 주로 등장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양천구 신정동이다. 오목교 인근 신정동은 생활권은 목동 신시가지 단지와 같지만 행정구역은 엄연한 신정동이다.

지난 80년대 초반 입주한 신시가지 단지를 제외한 매매가는 목동이 평당 1817만원, 신정동은 1439만원으로 약 400만원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신시가지 단지 인근에 들어서는 신정동 아파트는 너나할 것 없이 '목동'이란 지역명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1995년 입주한 목동삼성아파트를 시작으로 96년 목동현대, 97년 목동우성 아파트도 대표적인 예다. 또 지난 2003년 입주한 주상복합 삼성쉐르빌도 목동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동작구 사당동, 서초구 방배동과 함께 동작대로를 경계로 같은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 관악구 남현동도 이같은 경우다.

지난 2004년 말 입주한 사당우림루미아트는 분양당시부터 '사당'이란 인근 지역명을 아파트 이름에 명시했다. 이 때문인지 이 아파트는 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비슷한 단지규모의 다른 아파트보다 평당 300만원 가량 높은 매매가를 형성하고 있다.

◆'新' 사용한 짝퉁 동네 아파트 늘어나

2000년대 이후 분양시장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이같은 짝퉁 동네 아파트는 수도권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때부터 나오기 시작한 '짝퉁 동네'는 인기지역과 같은 생활권이 아님에도 '신(新)'이란 명칭을 사용, 더욱 진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 '신'이란 명칭이 붙은 짝퉁 동네 아파트는 대부분 생활권도 전혀 다른, 단지 인접한 지역이란 점 밖에 없어 특히나 수요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 2000년과 2002년 사이 분양이 집중된 수원시 망포동 일대다. 이 일대는 진작부터 '신(新)영통'이란 단지 이름을 업체들 스스로 만들어 청약자들을 모으기 시작한 곳이다.

포문은 현대건설이 열었다. 2001년 2002년 사이 입주한 현대건설의 '신영통 현대홈타운'이 바로 '신(新)'자를 사용한 짝퉁 동네 아파트의 원조격인 셈. 이후 망포동 일대에 지어지는 대부분의 아파트는 '신영통'이란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탄신도시도 무수한 '짝퉁 동네 아파트'를 만들어낸 장본인. 동탄신도시 분양 당시 두산산업개발과 대우건설은 인근 반월동에 공급한 아파트에 '신동탄'이란 아파트명을 내세워 수요자들을 끌어들였다.

특히 두산산업개발은 이 아파트에 당초 신영통이란 이름을 사용하려다 관할 화성시에 제지를 받자 신동탄으로 변경했으며, 분양을 마친 후에는 신동탄이란 이름을 삭제해 '짝퉁 동네 아파트'란 혐의(?)를 벗은 바 있다.

이같은 짝퉁 동네 아파트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오래된 아파트 주민들이 집값 제고를 목적으로 추진하는 짝퉁 브랜드는 정부의 단속으로 금지됐지만 주로 건설업체들의 분양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는 '짝퉁 동네 아파트'는 집값을 올리는 이유가 아닌 만큼 '과장 광고'에 머물기 때문. 특히 참여정부 들어 판교, 파주 등 신도시 건설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만큼 이 인근에 지어지는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의 경우가 짝퉁 동네명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역시 소비자들의 판단을 흐릴 수 있는 만큼 과도한 사용은 금지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팀장은 "업체들이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단지를 공급할 때 이같은 짝퉁 동네 아파트 명을 많이 쓴다"며 "향후 신도시 개발이 활성화되면 될 수록 이같은 짝퉁 동네 아파트도 늘어날 것인 만큼 브랜드만 놓고 아파트 청약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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