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순의 즐거운 세상] 재미있거나 없는 뉴스 세 가지

입력 2015-08-10 17:1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아아, 마이크 시험 중입니다. 잘 들리십니까? 오늘은 재미있는 뉴스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시는 분도 많겠지만 원래 여름엔 재미있는 이야기를 되새기며 더위를 식히는 법입니다. 마이크 잡고 보니 오탁번 시인의 ‘폭설’에 나오는 이장님 생각이 나는군요.

‘삼동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남도 땅끝 외진 동네에/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하고 시작되는 그 시 말입니다. 좀 거시기한 표현이 나와 읽기도 거시기하고 빼고 읽기도 거시기하니 잘 모르는 분들은 각자 찾아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 뉴스. 7월 27일 오후 3시 10분께 시속 90km의 군산-전주간 고속도로에서 경찰관들이 2개 차로의 차를 세우고는 “잠시 2분만 쉬어 가시죠” 하더랍니다. 내일 국무총리님께서 오셔서 예행연습을 한다고 했답니다. 자기는 그나마 맨 앞에 있어 이유나 알았지 저 뒤에 있는 사람들은 영문도 몰랐을 거라는 게 현장 피해자의 주장이었습니다.

총리가 편히 지나가게 하려고 수십 대의 차량을 세워 약 3분간 공회전을 했고, 수백 명이 3분씩 낭비했으니 우리나라 국무총리는 도로교통법 위에 있는 분이냐는 게 그 사람의 항변이었습니다.

재미없다구요? 그러면 두 번째 뉴스. 언제 어디인지 잘 모르겠지만, 목줄 풀고 엄청 짖어대는 개 데리고 공원을 산책하는 아주머니가 있었습니다. 술 취해서 비틀거리는 아저씨한테 그 개가 막 짖으면서 물듯이 덤비니깐 그 아저씨 말없이 발로 뻥! 개는 날아가 뻗고 아주머니 기겁해서 “술 먹었으면 곱게 집에 가서 자빠져 자지, 술 마시면 개 되는 인간이 당신이야” 그러면서 “경찰 신고할 테니 꼼짝 말고 있어!” 이렇게 소리를 질렀답니다.

그러자 그 아저씨가 한 말. “개끼리 싸운 거 가지고 너무 뭐라 하지 맙시다.” 그러더니 왈왈거리며 개처럼 뛰어서 쌩 날아갔답니다. 거 왜 요새 어린것들이 문자 보낼 때 쓰는 ‘이코루(=) 더하기 3’으로 된 거. =3=3=3, 이렇게 달아났대요.

세 번째 뉴스는 해외소식입니다. 8월 1일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워털루에서 여성 수백 명이 웃옷 벗고 다닐 권리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당연히 웃통을 훌렁 벗고 ‘이건 유방이지 폭탄이 아니다’, 이런 플래카드를 흔들었습니다.

최근 워털루 인근 키치너라는 곳에서 자전거를 타던 중 너무 더워 상의를 벗었다가 경찰에 걸린 세 자매가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그때 가슴을 가리라고 했던 경찰은 논란이 일자 자전거를 점검했던 거라고 발뺌했다네요.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1996년부터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가슴을 드러내는 걸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곳이랍니다. 법 따로 현실 따로인 셈이지요.

그런데 이 뉴스를 본 대한민국의 어떤 아저씨가 “아니, 우리 여자들은 뭐 하고 있어? 이런 시위도 안 하고?” 그랬습니다. 온 세상이 여자판이고 부부싸움만 해도 박근혜 탓이라고 한다는데, 왜 웃통 벗는 시위는 안 하느냐는 겁니다. 하도 말 같지 않아 웃어넘겼지만 이런 생각 하는 남자들 분명히 엄청 많을 거 같아 경고 삼아 알려드렸습니다. 어험!

이야기하다 보니 벌써 방송시간이 다 됐네요. 전기는 아끼고 배터리도 아끼고 말도 아껴야 좋은 법입니다. 생각나면 다시 ‘이장 마이크’ 잡겠습니다. 남은 무더위를 잘 이기시기 바랍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민희진 "음반 밀어내기 권유 사실…하이브에 화해 제안했다"
  • "제발 재입고 좀 해주세요"…이 갈고 컴백한 에스파, '머글'까지 홀린 비결 [솔드아웃]
  • 부산 마트 부탄가스 연쇄 폭발…불기둥·검은 연기 치솟은 현장 모습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BBQ, 치킨 가격 인상 또 5일 늦춰…정부 요청에 순응
  •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유죄 평결...美 전직 최초
  • “이게 제대로 된 정부냐, 군부독재 방불케 해”…의협 촛불집회 열어 [가보니]
  • 비트코인, '마운트곡스發' 카운트다운 압력 이겨내며 일시 반등…매크로 국면 돌입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791,000
    • +0.62%
    • 이더리움
    • 5,337,000
    • +1.66%
    • 비트코인 캐시
    • 647,000
    • +1.57%
    • 리플
    • 726
    • +0.28%
    • 솔라나
    • 232,900
    • +0.6%
    • 에이다
    • 632
    • +0.96%
    • 이오스
    • 1,130
    • -0.53%
    • 트론
    • 157
    • +0%
    • 스텔라루멘
    • 14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250
    • -0.87%
    • 체인링크
    • 25,750
    • +0.16%
    • 샌드박스
    • 614
    • +1.4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