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제포럼] 가계부채를 바라보는 2가지 시선

입력 2015-08-0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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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림 국회의원·새누리당

IMF 외환위기는 과다한 기업부채(1997년 425%→2013년 141%/자본 대비)가 화근이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국가채무(1997년 12%→2015년 37.5%/GDP 대비)와 가계부채(1997년 59%→2014년 87%/GDP 대비)가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2003년의 신용카드 대란과 뒤이은 부동산 과열, 2008년 경제위기와 최근의 복지 확대, 세수 부족을 가계와 국가의 빚으로 메워 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걱정과 우려가 더욱 심각하다. 국민들의 지갑과 맞닿아 있어 국가채무보다 체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가계부채의 현실은 어떤가?

우선 가계부채의 증가율이 경상성장률을 빠른 속도로 앞지르고 있다. 지난 3년간 경상성장률은 3%대(2012년 3.4%, 2013년 3.8%, 2014년 3.9%)에 그쳤지만, 가계부채(가계신용)는 2배 가까운 5~6%대(2012년 5.2%, 2013년 6.0%, 2014년 6.5%)의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취임 직후 단행된 LTV·DTI 규제 완화로 인해 지난 1년간(2014년 8월∼2015년 6월) 가계대출도 2배 이상(35.7%→79.8%) 증가했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또한 3.5배(16.6%→59.5%)나 급증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164.2%)도 미국(115.1%), OECD 평균(135.7%)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래도 정부는 가계부채가 전반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고, 단기간에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이유는 뭘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2010년 0.5%→2014년 23.6%), 분할상환(2010년 6.4%→2014년 29.8%)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가계대출의 연체율이 하락(2012년 0.78%→2014년 0.49%)하고 있으며, 상환능력이 양호한 소득 4~5분위 가구가 가계부채의 70%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자산이 금융부채의 2.2배 수준이며, 연체율(2015년 5월 0.39%), BIS비율(2015년 3월 13.9%) 등 금융회사 손실흡수 능력이 충분하고 주택 경매 낙찰가율(80% 상회)도 안정적 수준이기 때문에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맞지만, 거시경제에 대한 위협요인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7월 22일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련기관이 총 출동해 지난 4개월 동안 총 13차례 회의를 개최해 내놓은 종합대책이다. 대출구조를 ‘처음부터 나누어 갚아 나가는 방식’으로 바꾸고, 처음부터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빌려 갈 수 있도록 ‘담보보다는 소득 중심의 심사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가계부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돈 빌리기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어렵게 살려놓은 부동산 경기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가계부채와 경기회복 간의 상관관계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반기에는 미국발(發) 금리인상까지 예고돼 있는 만큼 이번 대책이 시장에서 부작용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더욱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성장률을 높이고, 소득을 늘려 가계부채의 상대적 가치를 떨어뜨리는 구조개혁 작업이 계속돼야 한다. 가계부채 문제의 정답은 대책밖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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