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회장, “행장 인사권 있으면 금융·은행장 분리 가능”

입력 2007-01-18 10:42 수정 2007-01-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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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은행 1~2곳으로 압축해 아시아시장 공략 해야"

황영기(사진) 우리금융그룹회장은 17일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분리한다면 그룹 회장에게 은행장 선임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우리금융 출범 직후 그룹과 은행간 전략적인 차이가 발생할 때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곤 했다”며 “이 때문에 내가 취임할 때 회장과 은행장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황 회장은 “주주가 행장을 선임하면 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금융그룹 회장에게 우리은행은 물론 자회사인 경남, 광주은행장의 선임권을 줘야 한다”며 “은행장에 대한 인사권이 회장에게 주어진다면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는 것도 괜찮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또 국내 은행들이 아시아 금융시장의 맹주가 되기 위해서는 통합 과정을 한차례 더 거쳐 대표 은행이 2~3개로 압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네델란드와 스위스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곳들도 과거 10~20년 전에는 많은 은행들이 있었지만, 통합과 M&A를 통해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 은행을 만들어 냈다는 것.

황 회장은 "국내 은행들이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최소 아시아 시장의 금융 맹주가 되기 위해서는 한번 더 통합 과정이 필요하다"며 "국내에서 M&A라는 예선을 통해 국가 대표를 줄여 1~2개가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과 중국계 은행과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특히 "싱가포르와 홍콩 등 동남아에서 상권을 쥐고 있는 곳이 화교이기 때문에 이들이 중국은행이 손을 잡을 경우 진출 시기를 놓칠 수 있다"며 "중국이 아시아 금융 상권을 확보하면 우리가 경쟁하기 어려운 만큼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이어서 “지금인 아시아 시장의 기반을 구축하고 인재양성에 각 은행이 착수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실적에 대해 "지난해 자산이 46조원 증가했고 2년새 67조원 늘어 인수.합병(M&A)이 아닌 자생적 성장(Organic Growth)을 통해 우리 손으로 외환은행(95년 말 72조원) 한 곳만한 자산을 일궈냈다"며 "이를 통해 7조~8조원 수준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쾌거"라고 자평했다.

이어서 "자산이 늘면 연체율 등도 오르는 것이 과거의 패턴이었지만, 우리의 자산증가는 우량자산의 증가”라며 “철저한 관리와 여신문화 개혁을 통해 연체율을 1% 미만인 0.96%로 대폭 개선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특히 "자산의 증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거 한빛은행 시절과 달리 임직원들이 영업 현장에서 경쟁하면 이긴다는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점"이라며 “영업현장에 가보면 행원들의 자신감 넘치는 기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올해는 급여 통장을 우리은행에 두고서도 카드와 대출은 다른 은행과 거래하는 고객이 우리은행에 거래를 집중하면 막강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난해 확보한 우량 자산과 우량 고객을 기반으로 수익성과 내실의 탑을 쌓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비정규직의 전격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과 관련해서 "창구 업무와 콜센터 업무는 경력 2년 이내의 미숙련 직원에게 맡겨놓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된 이상 고객과 접점에 있는 창구 직원과 콜센터 직원들을 정규직화하는 것이 고객 만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과거 비정규직때와는 다른 애사심과 고객 친절 등으로 고객만족을 이끌어낼 것이며, 이들에게 ‘이번 조치가 잘된 평가를 받기 원한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정규직의 임금 동결을 통해 이뤄낸 성과여서 2007년도 임금 협상 때 보상을 더 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려감을 표하면서 “그러나 노사 양측 모두 생산성 향상 범위에서 급여 인상 압력을 해결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또 토종자본 금융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황 회장은 “중국의 경우 해외 대형 금융그룹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외국자본이 자국내 은행의 지분을 20% 이상 갖지 못하도록 제한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농협과 국책은행, 시중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기업 또는 외국계 자본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항상 직원들에게 ‘장산곶매’처럼 외국자본과 싸워 이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우리은행이 진정한 국내 대표은행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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