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하수에서 필로폰 등 마약류 다수 검출

입력 2015-05-1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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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하수가 모이는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 등의 마약 물질이 다수 검출됐다. 국내에서 생활하수 속 마약 잔류량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필로폰 등의 마약이 우리 생활 주변에서 폭넓게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산대 화공생명·환경공학부 오정은 교수팀은 호주 퀸즐랜드대학 환경독성연구센터와 공동으로 2012년 12월 27일부터 2013년 1월 1일까지 국내 일부 하수처리장의 하수 원수에서 채취한 시료를 대상으로 마약 잔류물질 검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결과가 담긴 논문을 이 분야 국제학술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근호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국내 5개 도시(부산, 울산, 창원, 밀양, 김해)의 15개 하수처리장에 모인 하수 원수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는 지역사회의 하수 속에 잔류하는 마약류 분석을 통해 전체 마약 소비량을 추정하는 '하수역학(sewage epidemiology)' 방식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런 조사 방식이 이미 2001년 이후로 보편화됐다.

연구팀은 채집한 시료에서 마약 잔류물질 17종에 대한 검사를 시행했다.

이 결과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암페타민(각성제), 코데인(마약성 진통제)이 90% 이상의 시료에서 검출됐으며, 한 시료에서는 속칭 '러브 드럭'으로 불리는 신종 마약인 MDA 성분이 나왔다.

하지만, 외국에서 이런 조사를 통해 흔히 발견되는 기타 마약 잔류물질(코카인류, 메사돈류, 모르핀류, 대마초류 등)은 검출되지 않았다. 외국 연구팀이 지난해 런던을 포함한 42개 유럽 도시들의 생활하수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코카인과 엑스터시 등의 검출량이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국내 인구 1천명당 하루 필로폰 사용량이 22㎎에 달하고, 연간 총 소비량은 약 410㎏인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팀의 추정치대로라면 국내 연간 압수량 21㎏(2012년 대검찰청 마약백서 기준)의 19.5배나 되는 필로폰이 소비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국내 필로폰 사용량은 외국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홍콩과 중국보다는 최대 5분의 1 수준이며, 유럽이나 미주지역과 비교하면 최대 80분의 1 수준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오정은 교수는 "생활하수에 마약류가 들어가는 것은 마약 성분의 약물을 하수에 그냥 버렸거나 사용자의 소변을 통해 배출됐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번 조사는 짧은 시료채취기간과 국내 일부 지역의 시료라는 한계점이 있는 만큼 추후 서울과 경기도권으로 대상 지역을 확대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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