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상장 건설사인 경남기업이 상장 42년만에 증시에서 퇴출된다. 경남기업은 2014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 및 자본 전액 잠식'이 확인돼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이날까지 정리매매를 거쳐 이튿날인 15일 상장폐지된다.
경남기업은 1951년 8월 대구에서 설립됐다. 1954년 경남토건에서 경남기업으로 사명을 바꾸고 시공능력 순위 20위권에 달하는 중견 건설회사로 성장했다.
1965년에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해 태국의 중앙방송국 타워 공사를 수주했다. 이후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뒤 1973년 2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국내에서는 1977년 반포 경남아파트를 건설하며 아파트시장에서 이름을 각인시켰다. 최근 ‘경남 아너스빌’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이름을 전국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1987년 대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아파트 시장에 진출하고 대우그룹에 편입되면서 1994년 당시 주식시장에서 최고 22만5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1999년 11월 워크아웃 대상업체로 지정돼 2000년 4월 대우그룹에서 분리됐다. 2002년 12월 워크아웃 조기졸업 확정 이후 2004년 대아건설을 흡수합병하고 경남정보기술을 설립하는 등 다시 사세를 확장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와 국내외 건설 경기 침체로 2009년 채권단이 또 워크아웃을 결정했다. 2011년 5월 워크아웃을 졸업했으나 국내외 사업 부진과 경기 불황 등으로 2013년 말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하락세를 걷는다.
특히 노무현, 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적극적으로 참여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성공불융자금 외 자체 투자 자금을 거둬들이지 못해 적자가 누적됐다. 최근 경남기업은 자원외교 비리의혹과 관련해 수사 표적으로 지목됐고, 이 과정에서 성완종 전 회장은 정치적으로 수사하는 것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