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간 공공연히 기업 공개매수 등을 거론하며 KT&G를 압박하던 칼 아이칸이 떠났다.
아이칸은 1년만에 1400억원의 짭짤한 차익을 챙겨 떠났지만, 아이칸이 떠난 KT&G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도 KT&G의 가장 큰 득과 실은 동전의 양면처럼 '경영권 위협이 가라앉았다'는 것과 'M&A 모멘텀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KT&G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크게 ▲지배구조 강화 ▲주주가치 환원 정책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전문가들은 일단 KT&G의 주가가 M&A모멘텀 상실, 물량부담 등으로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거꾸로 KT&G가 향후 자사주 매입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은 긍정적이다. 또 경영권 간섭에서 벗어나 내년 초 있을 대표이사 선임 등에 있어 보다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는 점도 있다.
이정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M&A 모멘텀 등이 사라졌기 때문에 KT&G 주가는 당분간 현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지배구조가 취약한 KT&G로서는 아이칸의 후퇴로 경영권 위협이 사라진 점이 긍정적일 수 있지만, 주주입장에서 마냥 반길 만한 이슈는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 경영권을 위협하며 주주이익 환원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던 적대적 세력의 부재는 결국 현 수준 이상의 주주가치 확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정기 연구원은 "아이칸이나 스틸 파트너스가 적극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함에 따라 현 수준의 주주 정책이 펼쳐진 면이 없지 않다"며 "투자자들도 이같은 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결국 KT&G가 추가적인 주주이익 확대 정책보다 '제 2의 아이칸' 사태를 막기 위해서 지배구조 강화에 신경쓸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지배구조 강화보다는 주주가치 환원에 더욱 힘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경주 한국증권 연구원은 "확고한 지배주주가 없는 회사에서 가장 좋은 경영권 유지 방법은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환원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이라며 "아이칸 출현 이전에도 주주환원 정책을 잘해온 만큼 향후에도 이같은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