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의 경영권을 위협했던 칼아이칸이 보유지분을 대거 매각하면서, KT&G 경영권 분쟁이 표면적으로는 마무리됐다.
그러나 아직 아이칸의 지분을 사들인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누가 아이칸의 지분을 사들였냐에 따라 새로운 M&A 이슈 부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과거 아이칸과 공동전선을 펼치면서, 실질적으로 경영권 분쟁을 주도했던 스틸파트너스의 리히텐슈타인 대표(현 KT&G 사외이사)가 아직 건재하다는 점이 최대 관건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이칸은 이날 개장 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보유중인 KT&G 주식 700만주를 씨티글로벌마켓 창구를 통해 매각했다. 이로써 아이칸은 잔여지분 76만주(0.5%)만 남겨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마저도 이미 팔았거나, 곧 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KT&G 경영권 분쟁의 '핵'이었던 아이칸이 손을 떼면서 KT&G의 경영권 이슈는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권가는 아이칸이 매각한 지분의 향방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만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만약, 아이칸의 지분을 KT&G 최대주주인 프랭클린템플턴이나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스틸파트너스가 받아갔을 경우 또다른 M&A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특히 그동안 KT&G의 경영권과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프랭클린템플턴 보다는 아이칸의 우군이었던 스틸파트너스에 주목하고 있다.
스틸파트너스의 리히텐슈타인 대표는 그동안 KT&G와의 법정 공방을 주도하는 등 실질적으로 경영권 분쟁을 이끌어왔던 인물. 특히 올해 3월 열린 KT&G 정기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이후 이사회 등을 통해 경영 참여를 진두지휘했다.
스틸파트너스는 현재 KT&G의 지분 440만주(3.03%)를 보유하고 있다.
이정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이칸의 물량을 프랭클린 템플턴이나 스틸파트너스 측이 일부 받아갔다면 또다른 M&A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T&G관계자는 "아직 지분 공시가 나오지 않은 만큼 속단하기는 이르며,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스틸파트너스의 리히텐슈타인 대표는 그동안 KT&G의 사외이사에 선임된 이후 두차례 이사회에 참석했으나, 지난 8월 회사측의 주주환원정책 발표 이후에는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