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소극장은 스타를 꿈꾸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무대로만 여겨져왔다. 하지만 이제 소극장은 더 이상 인지도가 떨어지는 뮤지션들의 무대가 아닌 팬들과 음악적으로 깊게 교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로 거듭났다. 티켓파워를 입증받은 스타가수들도 관객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소극장으로 몰리고 있다. 앞서 대형 콘서트장에서 화려한 무대장치와 퍼포먼스를 진행해왔던 김장훈도 소극장 나들이에 나섰다.
김장훈은 2월26일∼3월1일, 5∼8일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국가대표 콘서트’를 진행 중이다. 소속사 공연세상은 “김장훈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공연으로 팬들과 교류하고자 관객과 가장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분위기의 소극장 공연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가수 이적도 4일부터 29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무대’라는 타이틀로 4주간 총 20회 공연을 갖는다. 국내 유일의 소극장 공연 브랜드를 쌓아온 이적은 2004년 ‘적군의 방’을 시작으로 2007년 ‘나무로 만든 노래’ 앨범 발표와 함께 동명의 장기 소극장 콘서트를 열어 팬들과 가까이서 만났다. 이번 소극장 공연 역시 2분만에 4000석이 매진되는 티켓파워를 보였다.
김창완 밴드도 지난달 12일∼14일까지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연장에서 공연을 가진데 이어 이달 21일과 28일에도 각각 서울 홍대 KT&G상상마당과 춘천 KT&G 상상마당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연다. 가수 정준일은 소극장 전국투어 콘서트 ‘겨울’을 개최한다. 정준일의 콘서트 브랜드인 ‘겨울’은 2012년을 시작으로 세 번째 열리는 공연이다. 3월 7일∼8일 부산 다우홀을 시작으로 14일∼15일 천안 예술의 전당, 20일∼22일 대구 문화예술회관, 4월3일∼5일, 12일, 4월 17∼19일서울 베어홀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정준일은 소극장 공연의 매력에 대해 “숨소리가 다 들릴만큼 관객과 가까이 있어 더욱 친밀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악기 하나하나의 디테일을 전달해드릴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 티켓 김선경 팀장은 “요즘 다시 가수들의 소극장 공연이 많이 열리고 있다”며 “대형 콘서트가 일반적으로 1∼2회차로 짧게 끝나는 반면 소극장 콘서트는 적은 관객과 가까이서 교류하면서도 공연 회차를 늘려 관객과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우리나라는 대공연장은 많지만 중규모의 괜찮은 공연장은 별로 없다. 그러다보니 규모를 줄여서하고 대신 길게 공연을 할 수 있는 소극장 공연이 선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어쿠스틱 사운드를 내는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공연장으로 소극장을 많이 찾는다”며 “소극장 공연은 밀폐되어 있고 관객들과 거리감이 없기 때문에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고 보다 예술적으로 보여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