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삼성] ‘미래’ 내다보는 이재용… ‘스타트업’ 타깃 대수혈 나선다

입력 2015-02-25 10:55 수정 2015-02-2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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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전기차 배터리 해외기업 7곳 인수…‘페이팔’ 피터 틸 만나 핀테크 협력도

삼성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과거 내부 역량만으로 경쟁력을 키웠다면 지금은 국내외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삼성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성장 한계에 봉착한 지금이 새로운 삼성을 만들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는 것. 위기감을 배경으로 한 삼성의 M&A 행보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SDI 등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IoT·B2B’ 미래 먹거리에 초점=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후 해외 기업 7곳을 인수하며 공격적 M&A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M&A 대상은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인 스마트폰 사업과 시너지를 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과 전자결제, 소프트웨어 및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미국 앱 서비스개발 업체 ‘셀비’를 시작으로 8월 미국 IoT 플랫폼 업체 ‘스마트싱스’와 미국 시스템에어컨 유통업체 ‘콰이어트사이드’, 9월과 11월에는 각각 캐나다 클라우드 프린팅 업체 ‘프린터온’, 미국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소프트웨어 업체 ‘프록시멀데이터’를 인수했다. 올 들어서는 브라질 1위 프린팅솔루션 업체 ‘심프레스’와 미국 모바일결제 업체 ‘루프페이’를 사들였다.

24일에는 세계 최대 전자결제 회사 페이팔의 창업자인 피터 틸과 만났다. 이 부회장은 피터 틸과 전자결제 등 핀테크(금융+기술) 관련 조언 및 협업과 공동투자 관련 폭넓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삼성전자는 M&A에 소극적이었다. 2011년 26조9000억원에 그쳤던 삼성전자의 보유 현금은 지난해 61조8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그동안 투자활동이 활발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반도체와 가전,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게 한 사업들은 모두 삼성전자의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 위기와 지난해 5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공백이 맞물리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글로벌 IT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두루 친분을 맺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글로벌 인맥과 외부기술 도입에 대한 유연한 사고 등을 바탕으로 삼성의 새로운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SDI는 24일 완성차 조립·생산회사인 마그나슈타이어의 전기차용 배터리팩사업부(MSBS) 인수를 전격 발표하며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팩 사업 전담 자회사 MSBS를 오는 4월 1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감지된 삼성전자의 위기 신호가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그룹 전반에 위기의식이 팽배했다”며 “삼성전자는 현 시점이 연 영업이익 20조원을 지킬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신기술 벤처’와 협력 확대= 경쟁력 확보의 또 하나의 축은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국내외 신생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다. 국내외 스타트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파트너십을 강화, 미래 신기술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 계열사들이 주요 주주로 있는 삼성벤처투자는 2013년 국내외 신생 기업에 실행액 기준 총 1336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많은 투자를 실시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삼성벤처투자가 투자조합을 조성하면 삼성전자가 자금을 출자하고, 이 자금이 미래 신기술 사업 분야에 지원되는 방식이다.

삼성벤처투자는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투자 취급 및 집행 실적보다 실제로 더 많은 규모를 국내외 벤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삼성벤처투자는 22개의 투자조합을 조성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국내에 업체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물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ICT)을 비롯해 부품소재·디스플레이, 패션·콘텐츠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의료용 센서를 만드는 이스라엘 IoT 업체 ‘얼리센스’에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IoT와 IoT 구현의 핵심인 센서 및 헬스케어는 삼성의 주력 미래 먹거리 사업이다.

차세대 스마트폰의 핵심으로 꼽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도 단행했다. 지난해 9월 삼성벤처투자는 잉크젯 방식의 플렉시블 OLED패널 생산 기술을 보유한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장비업체에 투자했다. 앞선 지난해 5월 실리콘벨리에서는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현지 우수 기술 확보 및 협력 활성화를 위한 ‘벤처 서밋’을 개최했다.

국내 신생 업체와의 파트너십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벤처투자는 이달 27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제4회 대구·경북 삼성벤처파트너스데이’를 개최한다. 삼성 내외부 전문가 집단이 서면·프레젠테이션·투자 등 3단계 심사를 거쳐 우수 창업·벤처기업을 선발하고, 선정된 기업에 자금을 비롯한 기술과 사업화 전략 등을 집중 지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천·핵심 기술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우수 기술을 확보한 기업에 투자하고 나아가 M&A를 실시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며 “투자 성과가 당장 드러나지는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외 벤처 기업과의 협력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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