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상표권보다 저작권 먼저 등록됐다면 상표 사용 못한다" 첫 판결

입력 2014-12-26 09:1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여우머리' 도안 분쟁에서 美 팍스헤드 최종 승소

정상적으로 등록된 상표라도 다른 사람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상표는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이로써 '여우머리' 도안을 놓고 4년간 저작권 분쟁을 벌인 미국 스포츠 장비 제조업체 '팍스 헤드'는 도안을 독점적으로 쓸 수 있게 됐다(그림 참조: 왼쪽이 팍스헤드사 저작물 여우머리, 오른쪽이 국내 폭스코리아 상표).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지난 11일 팍스 헤드가 폭스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침해금지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상표를 구성하는 도형이라도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저작권법상의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팍스헤드 사의 '여우머리'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일반적인 여우의 머리와는 구별되는 독특한 여우 머리로 그려져 있어 창작자 나름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돼 있다"며 "이는 다른 저작자의 기존 작품과 구별되므로 여우머리 도안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여우머리 도안이 팍스코리아 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사용되고 있다는 사정은, 저작권을 보호하는 데 장애사유가 될 수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설립돼 산악 자전거 등을 판매하는 팍스헤드는 1990년 중반부터 여우머리 도안과 'FOX' 영문을 형상화한 그림을 카탈로그 등에 사용해왔다. 2007년 국내 의류판매업체 '폭스코리아'의 이사인 오모씨는 여우 머리를 형상화한 표장의 국내 상표권을 등록했고, 당시 팍스헤드는 상표등록 무효심판을 제기했으나 특허심판원은 해당 도안이 국내에서 유명한 상표로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팍스헤드가 소송을 내자 폭스코리아 측은 "폭스헤드사가 저작물이라고 주장하는 여우머리와 폭스코리아의 도안은 다르고, 같다고 하더라도 이미 상표권 등록을 마쳐 정당한 상표로 사용해왔다"고 주장했다. 1심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등록을 통해 공시되지 않은 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된다는 점만으로 정상적으로 등록된 상표 사용을 금지할 수는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베른협약에 따라 개정된 저작권법은 1996년 7월1일 이전에 창작된 외국인의 저작물도 보호한다"며 "폭스코리아 이사 오모씨가 국내 상표권을 등록한 날보다 팍스헤드의 저작권이 수년 먼저 등록됐으므로 저작권 침해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흰자는 근육·노른자는 회복…계란이 운동 식단에서 빠지지 않는 이유 [에그리씽]
  • 홍명보호, 멕시코·남아공과 A조…'죽음의 조' 피했다
  • 관봉권·쿠팡 특검 수사 개시…“어깨 무겁다, 객관적 입장서 실체 밝힐 것”
  • 별빛 흐르는 온천, 동화 속 풍차마을… 추위도 잊게 할 '겨울밤 낭만' [주말N축제]
  • FOMC·브로드컴 실적 앞둔 관망장…다음주 증시, 외국인 순매수·점도표에 주목
  • 트럼프, FIFA 평화상 첫 수상…“내 인생 가장 큰 영예 중 하나”
  • “연말엔 파티지” vs “나홀로 조용히”⋯맞춤형 프로그램 내놓는 호텔들 [배근미의 호스테리아]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425,000
    • +0.04%
    • 이더리움
    • 4,539,000
    • +0.6%
    • 비트코인 캐시
    • 881,500
    • +4.88%
    • 리플
    • 3,034
    • -0.1%
    • 솔라나
    • 197,300
    • -0.55%
    • 에이다
    • 617
    • -0.8%
    • 트론
    • 430
    • +0.7%
    • 스텔라루멘
    • 35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320
    • -0.03%
    • 체인링크
    • 20,810
    • +2.66%
    • 샌드박스
    • 215
    • +2.8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