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엽의 시선] 스토브리그 개막, 결실의 계절? or 절망의 계절?

입력 2014-12-0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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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엽 온라인뉴스부 차장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스토브리그가 열렸다. 프로야구가 막을 내리면서 선수 영입과 연봉 협상의 계절이 다가온 것. ‘오프시즌 딜’이 정식 명칭이지만 난로(stove) 주위에 모여 야구 소식을 이야기한다는 뜻에서 유래한 말이다.

하지만 이 계절이 모든 선수들에게 스토브처럼 훈훈한 것은 아니다. 올시즌 종료 후 무려 19명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으로 향했고 4일까지 총 15명이 계약을 마쳤다. 이 중 8명은 원소속 구단과, 7명은 타구단과 계약했다. 이들 15명이 잔류 혹은 이동하는 데 들어간 돈은 총 611억1000만원이다.

이맘 때쯤이면 늘 FA시장 과열론이 거론된다. 연례행사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523억원이 FA시장에 풀리며 역대 최고 FA시장을 만들었고 1년 만에 최고 기록을 또 경신했다. 한정된 시장에서 A급 선수들의 숫자가 적다 보니 구단으로서는 거액을 베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진다. 문제는 누가 얼마를 받고 옮겼느냐가 아니다. 더 이상 FA 시장에서 1억~2억원의 돈은 큰 의미로 와닿지 않는다. 올시즌 특이한 점은 고액 FA 계약자들 중 총액에서 계약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정도일 뿐이다. 물론 계약금은 해당 선수가 최악의 경우 부상이나 부진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 해도 고스란히 수령할 수 있는 돈이다.

여전히 국내 프로야구 최저 연봉은 2700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2400만원에서 최근 들어 상향 조정된 액수다. 물론 FA를 통해 고액 연봉을 요구하는 선수들을 탓할 수는 없다. 매번 구단과의 관계에서 ‘을(乙)’일 수밖에 없는 선수들에게 FA제도는 유일하게 선수들이 ‘갑(甲)’의 위치에 설 수 있는 기회다. 고액을 요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주어진 제도 하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대우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대어급 FA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것에 대부분의 야구인들은 공감하고 있다. 선수들 역시 이에 부분적으로 공감한다. 정해진 구단 예산에서 특정 선수에게 큰 돈을 지불하면 다른 선수들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FA제도는 구단 관계자뿐만 아니라 FA가 먼나라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 대다수 선수들에게 지지를 얻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현행 FA 제도는 수정될 수밖에 없다. 이대로는 높아지는 선수들의 몸값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액을 지불하면서 FA를 영입하는 구단 역시 현재의 제도를 환영하진 않는다. 공멸의 지름길임을 알기 때문이다. 몇 명의 선수들에게 엄청난 혜택이 돌아가고 대부분의 다른 선수들에게 박탈감을 주는 것은 물론 구단 역시 공멸로 향하는 현행 FA 제도는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다.

제도 변화로 인한 혼란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미 프로야구는 30년을 넘게 진행해 오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수많은 제도 변화를 경험했다. 더 늦기 전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FA 제도를 위해 구단과 선수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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