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챔피언 대부분 성장성·수익성 지표 저조

입력 2014-11-1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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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주행…4곳중 1곳 차입금 의존 높아

모뉴엘 사태를 계기로 금융감독원이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선정한 히든챔피언에 대한 사후 검증에 나섰다. 수은은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24개 기업을 히든챔피언으로 선정했고, 300여개 기업을 육성대상으로 지정해 관리 중이다. 사기대출로 파문을 일으킨 모뉴엘은 2012년 처음으로 선정된 히든챔피언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감독원은 모뉴엘의 재무제표가 불안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은이 선정한 히든챔피언이라는 신뢰성 때문에 은행들이 모뉴엘 여신을 취급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히든챔피언 기업과 육성기업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모뉴엘의 허위 수출 사기극에 관세청과 무역보험공사(무보), 수은, 그리고 시중은행들이 놀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수은의 기업 심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감사원은 지난 2012년 수은에 대한 감사 결과 수출신용보증 보증제한 심사가 부적정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감사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수은은 매출액 대비 차입금 비율에 대한 기준 적용시 비제조업을 제조업으로 잘못 분류해 신용도 취약기업에 대한 보증이 이루어지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할 것을 감사원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 이에 앞서 2011년에도 감사원은 수은이 수출자의 재무상태와 선박건조 이행능력 심사업무를 철저히 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수은이 분할 수출보증보험 계약체결 시 앞서 집행된 선수금이 전용된 점을 적발해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는 수은이 사실상 기업의 재무제표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정확한 평가를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무보와 수은이 재무제표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보증을 서준 사례도 적발돼 모뉴엘과 유사한 사건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히든챔피언 기업, 차입금 이자 부담 줄어 = 히든챔피언에 선정된 기업들은 차입금에 대한 이자 부담이 확연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히든챔피언 23개 기업의 차입금 평균이자율은 2011년 말 5%에서 2012년 말 4%로 떨어진 뒤 2013년 말 3.8%를 기록했다. 초저금리의 영향을 받은 것도 있지만 대다수의 히든챔피언 기업들은 선정 이후 이자율이 급격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은은 히든챔피언 선정 기업에 대해 대출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히든챔피언 기업들은 신용등급, 대출기간 등에 따라 최대 0.5%p 범위 내에서 대출금리를 차등 적용받고 있다. 국내외 자회사는 최대 0.25%p 범위 내로 우대받을 수 있다.

2013년 히든챔피언에 이름을 올린 루멘스의 경우 2011년 5.7%였던 차입금 평균이자율이 2013년 말 2.8%로 떨어졌다. 같은 해 선정된 동진쎄미캠은 2012년 차입금 평균이자율이 5.3%였지만 2013년 말 4.6%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한국프랜지공업은 5.7%에서 4.8%로, 성우하이텍은 5%에서 4.1%로 낮아졌다.

2012년에 선정된 동양기전도 차입금 평균이자율이 2011년 5.5%에서 2013년 3.7%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이라이콤은 2.4%에서 0.7%로 화승알앤에이는 5.3%에서 4.5%로 하락했다.

◇성장성 수익성 지표 들쑥날쑥 = 기업의 성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총자산증가율과 매출액증가율, 영업이익 증가율을 확인한 결과 대다수의 히든챔피언 기업들의 지표들이 널뛰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최근 3년간 성장성·수익성·안정성 지표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은 기업은 단 4곳에 불과했다.

하이에어코리아는 매출액 증가율이 2011년 -11.6%로 악화됐다가 이듬해 24.2%로 급격히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다시 -22.7%로 역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프랜지공업도 성장성 지표인 영업이익 증가율이 들쑥날쑥이다. 2011년 -62.4%에서 이듬해 207.4%로 급격히 턴어라운드를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7.8%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평화정공은 매출액은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2011년 -31.1%에서 이듬해 -36.3%로 악화됐다. 지난해에도 -24.3%를 기록하면서 주요 성장성지표가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휴맥스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반대로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휴맥스는 2011년부터 최근 3년간 매출액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양의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2011년 -56.5%, 2012년 -2.1%, 2013년 -42.0%로 늘어나는 매출액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엠케이전자는 성장성 지표들이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엠케이전자의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23개 히든챔피언 기업 중 유일하게 모두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총자산 증가율도 지난 2012년부터 역성장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곳 중 1곳 차입금 의존도 높아 = 히든챔피언 기업 4곳 중 1곳은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의존도는 일반적인 부채와 달리 회사의 총 자본 중에서 실제 이자비용을 수반하는 차입금이 어느 정도인지를 판단하는 지표다. 차입금 의존도가 30% 이상일 때 높은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보통이다.

동진쎄미캠의 경우 2013년 말 차입금 의존도가 57.2%를 기록했다. 동진쎄미캠은 히든챔피언에 선정되기 전인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58.3%와 58.8%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동진쎄미캠의 부채비율은 213.2%로 KIS 산업평균인 33.2%를 훨씬 웃돈다.

태평양물산도 45.3%의 높은 차입금 의존도를 보였다. 태평양물산의 차입금 의존도는 2011년 44.9%에서 2012년 44.2%로 소폭 떨어졌다가 2013년에 다시 높아졌다. 부채비율도 2011년 165.8%에서 2013년 170.2%로 상승했다.

화승앨앤에이는 2011년 29.7%였던 차입금 의존도가 2013년 40.8%로 급격하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53.1%에서 173.5%로 상승해 재무 안정성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 이랜텍 (38.3%) 엠케이전자 (37.6%) 한세실업 (34.8%) 성우하이텍 (30.9%) 등 4곳도 차입금 의존도가 30%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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