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꺾인 LCD…봄날은 언제오나

입력 2011-08-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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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처리도 숨가쁜 국내업계…가격 전월비 3%↓, 시설투자 줄이고 공급조절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전세계 LCD 업계 불황여파로 울상짓고 있다. 사진은 LG디스플레이 파주 생산라인 모습.
삼성전자와 세계 1, 2위를 다투는 LCD(액정표시장치) 업체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8세대 LCD 생산공장 착공을 연기했다. 오는 30일 중국 LCD 공장을 착공하기로 검토했지만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착공 시기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것.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착공 시기가 연내 혹은 내년이 될 지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에도 중국 LCD 공장 착공을 검토했지만 연기했다.

이 회사가 새로 건설하려는 중국 광저우 공장은 40인치 이상 대형 TV용 LCD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공장으로 4조2000억원 가량이 투자된다.

LG디스플레이가 중국 LCD 생산공장 착공을 재차 연기한 이유는 불투명한 LCD 시황에 따른 투자속도 조절로 해석된다.

◇LCD가격·수요 '뚝뚝' 떨어지네=글로벌 LCD 수요는 크게 늘지 않는 데다 공급 과잉으로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LCD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는 이유다.

디스플레이리서치의 8월 상반기 가격조사에 따르면 40~42인치 LCD TV에 쓰이는 패널 가격은 231달러로 7월 말(237달러)에 비해 3% 가량 떨어졌다. 46인치 LCD TV에 쓰이는 패널 가격도 8월 상반기 307달러로 7월 말 314달러보다 2.3% 하락했다.

게다가 추수 감사절, 크리스마스 연휴 등으로 인해 TV와 IT제품 등 통상 전자기기가 잘 팔리는 3분기 이후 상황도 좋지 않다.

미국 국가 신용등급 하락 여파 때문이다. 경제위기로 미국과 유럽 뿐 아니라 중국·인도·브라질 등 신흥시장 소비자들까지 제품 구입을 줄이게 되면 LCD업계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줄이고 생산 감산하는 LCD 업계=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파주의 P9 신공장의 8세대 투자 계획을 수정하고 장비 업체들에게 납기를 내년 초로 미뤄달라고 통보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5조원 중반대에서 4조원 초반대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열렸던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전체 설비투자 규모(23조원)는 변동이 없지만 LCD 사업은 시황 악화로 인해 시설투자 규모를 일부 축소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로부터 어렵게 승인받아 5월 착공에 들어간 중국 LCD 공장 건립의 속도도 늦춰 직접 투자를 최대한 줄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하반기 성수기를 앞두고 패널 재고 조정 및 판가 상승을 위한 공급 조절을 위해 감산과 가격인하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모두 대형 TV에 들어가는 8세대 패널 기준으로 가동률이 80%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LCD 패널업체가 가동률을 10% 내리면 영업이익률은 3~4%포인트 떨어진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LC디스플레이가 상반기 가동률을 낮추면서 대규모 적자를 냈는데 하반기에도 나아지는 게 없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서치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고객사는 글로벌 상위 TV업체에게 집중돼 있어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의 금융 위기 여파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망도 어둡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외국 업체의 합종연횡도 국내 LCD기업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일본 히타치와 소니·도시바가 중소형 LCD 패널사업을 통합하기로 결정했고 일본 샤프와 대만 혼하이는 LCD 패널 합작을 시도하고 있다.

샤프는 60인치급 TV에 들어가는 대형 패널을 혼하이에 공급하고, 혼하이는 휴대전화와 태블릿PC에 들어가는 중소형 패널을 샤프에 공급하는 형태다. 일본과 대만업체들이 글로벌 1,2위 업체인 한국 업체들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하반기에도 TV 수요가 회복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정 유진증권 연구원은 “세트 업체들은 미국·유럽발 신용위기 영향으로 하반기 TV 수요가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할 정도로 비관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며“하반기 수요 회복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요 세트업체의 TV 재고가 14주까지 증가한 상황”이라며 “따라서 3분기 수요가 생각보다 좋다고 하더라도 이는 세트 재고 감소로 나타날 뿐 실제 패널 구매 확대로 이어지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수시장 부진 가능성에 따른 우려도 있지만 올해는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마저 없어 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LCD 업황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하지만 내년에는 LCD업계에 큰 호재인 대형 스포츠 이벤트 ‘런던올림픽’에 희망을 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LCD패널은 보통 두달 전쯤 주문에 들어가기 때문에 런던올림픽이 내년 7월 21일에 개막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2분기가 돼야 다소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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