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주총회 집중 개최 기간인 3월 마지막 주를 앞두고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을 넘긴 상장사들이 올해도 속출하고 있다.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을 어기는 기업들은 ‘감사의견 거절’ 또는 ‘한정’의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기업 SIMPAC과 삼영전자공업은 각각 지난 13일과 14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기한을 어긴 상황이다. 이들 기업의 정기주주총회는 오는 21~22일에 개최된다.
코넥스 시장에서는 도부마스크가 제출 기한을 어겼다. 도부마스크는 15일까지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었지만 이날까지도 감사보고서가 올라오지 않았다. 상법 시행령에 따르면 12월 결산 법인은 정기 주주총회 일주일 전까지 감사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다음 주부터 대부분 상장사가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슈퍼주총 기간이 시작되면서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을 지키지 못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법인 중 3월 마지막에 정기 주총 여는 기업은 1684개사로 전체 상장사의 70% 이상이다.
이에 맞춰 적어도 18~22일에는 감사보고서를 공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기업들의 감사보고서 제출 일정이 지연되는 이유는 실질적인 제재처분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상장사는 제출기한 당일에 지연 사유를 공시하면 사업보고서를 내지 못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는 것 이외에 별도의 제재가 없다.
다만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에도 10일 이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이날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261개 기업 중에서도 이날 오후 3시까지 제출을 마친 기업은 128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133곳은 아직 감사보고서를 내지 않았다.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지는 기업 중에는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 코넥스 상장사들이 많다는 점도 늦장 제출이 부정적 신호로 읽히는 이유다. 이날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 중 코스피 기업은 41곳으로 나머지는 모두 코스닥, 코넥스 기업이 차지했다. 코스피 기업에 비해 자금 사정이 불안정한 코스닥 기업에서는 재무구조상 자본잠식이나 영업적자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아직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도래하지 않았음에도 보고서 제출이 늦어질 수 있다고 자율적으로 먼저 공시하는 기업들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 에이디칩스는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21일까지 감사보고서를 내야 하지만, 기한 내에 감사업무가 미완될 것으로 본다며 이날 먼저 지연 공시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