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지지율 타개책으로 마크롱 파격 인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가브리엘 아탈 교육부 장관을 신임 총리로 임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1989년생으로 올해 34세인 아탈 장관이 총리직에 오르면서 1984년 37세에 임명된 로랑 파비우스 총리의 기록을 깨고 제5공화국 최연소 총리가 됐다. 최초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총리이기도 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국정과제를 풀어나가는 아탈의 에너지와 헌신을 믿을 수 있다”면서 총리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2022년 재선된 후 핵심 과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이 6월 유럽의회 선거 전에 국정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급 장관을 총리로 기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마크롱이 레임덕에 빠지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아탈은 이날 총리로서 첫 연설에서 “(프랑스) 역사상 가장 젊은 대통령이 (프랑스) 역사상 가장 젊은 총리를 임명했다”면서 “저는 이를 대담함의 상징으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과 함께 저는 우리의 운명을 통제하고 프랑스의 잠재력을 발휘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프랑스의 잠재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우리 경제를 지속적으로 혁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위해 일자리를 우선시하고 기업을 위한 관료주의를 과감히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아탈은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정부 대변인으로 유명세를 탔으며, 원활한 소통 능력으로 명성을 얻었다고 로이터는 소개했다.
아탈 신임 총리는 중도우파인 마크롱 대통령 집권 1기 후반 정부 대변인, 집권 2기 초반 공공회계장관을 지낸 뒤 지난해 7월 교육부 장관으로 옮겼다. 그후 교내 이슬람 의상인 ‘아바야(긴 드레스)’ 착용을 금지하고, 프랑스 학생들의 기초학력 증진 방안을 추진하는 등 교육 개혁에 큰 성과를 냈다.
로이터는 마크롱과 아탈이 새 정부를 구성하는 데 며칠이 더 걸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이번 개편으로 인해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마크롱 진영의 뒤를 잇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분석이다. 프랑스는 3선 연임이 불가능해 마크롱 대통령은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아탈과 함께 에두아르 필립 전 총리, 제라르 다르마냉 내무장관, 브뤼노 르 메르 재무장관이 모두 잠재적 후보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전날 사임한 엘리자베스 보른 전 총리는 연금 개혁과 이민법 개정 등 마크롱 정부의 핵심 정책을 추진하면서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해 끝내 사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