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토종 '생성형 AI'…수익 모델 고민 속 ‘밑빠진 독’ 우려

입력 2023-08-30 05:00 수정 2023-08-3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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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이어 카카오ㆍLGㆍSKT 등 출격 대기
"막대한 개발ㆍ운영비 필요하지만, 수익모델 아직 뚜렷지 않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우려 시선…전문가 "기업 간 합종연횡 전략을"

국내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거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한 ‘K-생성형 AI’ 서비스 상용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며 국내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카카오, LG, SKT, KT, 엔씨소프트, 삼성, KT 등 역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투입되는 비용 대비 수익모델이 뚜렷하지 않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연구개발비에 9649억 원, 5447억 원을 투입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6% 늘어난 금액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생성형 AI 등 AI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비가 대폭 늘면서다.

1조 원에 달하는 투자를 바탕으로 네이버는 24일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와 관련 서비스들을 공개했다. 네이버는 국내 기업 간 거래(B2B)시장에 먼저 집중한다. 클라우드 플랫폼부터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풀스택 서비스로 AI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의 차별점은 ‘카카오톡’을 포함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이르면 10월, LLM ‘Ko(코)GPT 2.0’을 공개할 예정이다. 코GPT 2.0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에서 먼저 자리 잡은 이후 카카오 비즈니스 서비스와 접목을 시도할 전망이다.

LG는 B2B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선보인다. LG AI 연구원은 올 하반기 LLM ‘엑사원 2.0’을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LG유플러스, LG CNS 등 계열사에 우선 적용한 후 외부 고객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7월에 공개한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은 전문가와 기업체를 위한 AI를 지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감성대화’에 집중한다. 현재 자체 LLM ‘에이닷’을 개발해 대중을 대상으로 한 챗봇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에 150억 원의 지분투자를 하고, 공동으로 ‘감성대화형’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등 콘텐츠 개발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인다. 16일 자체 개발 LLM ‘바르코’를 공개했다. 바르코는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가 13억, 64억, 130억 개로 구성된 중소 규모의 한국어 전용 모델이다.

삼성전자는 삼성SDS와 자체적으로 활용할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SDS는 고객사의 보안을 보장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통신사 KT는 이르면 연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믿음’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처럼 K-생성형 AI 시장의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생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국내 생성형 AI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 측이 과장 홍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네이버에 검색하는 것과 큰 차이 없는 게 나온다”며 “국내 토종 생성형 AI를 응원하지만, 현실은 안타까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1조 원에 가까운 투자비가 들어가는 반면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점도 문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B2B, B2C 수익화 전략과 달리, 아직까지는 소비자에게 와닿는 지점이 부족한 것 같다”며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으면, 개발비와 운영비는 계속 들어가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내 기업들 간 협력으로 서비스 생태계를 확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형남 교수는 “생성형 AI에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뜻이 맞는 기업들이 합종연횡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업종이든, 다른 업종이든 다양한 방법으로 전략적 제휴를 하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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