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은 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1회 한국은행(BOK)-대한상의(KCCI) 세미나에서 올해 달러 전망에 대해 “환율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미 통화정책이 큰 몫을 차지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도 인플레이션 대응이 급선무인 만큼,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안정이 된다면 금융긴축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그렇다면 달러로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람 반 예측 반이지만, 어느 정도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신 국장은 또 “포괄적 달러 가치와 수출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달러가 약세를 나타냈을 때 금융 여건이 개선돼 수출이 오히려 성장했다”며 “달러 약세가 지속된다고 하면, 지난해 가을 무역이 급속도로 악화했던 것과 반대로 예상보다 수출이 더 빨리 개선될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결국 달러 기반 가치사슬 하에서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 금융 여건에 여유가 생겨 무역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경로’는 글로벌 교역의 상당 부분이 달러를 통해 결제되고 있는 현실에서 글로벌 공급망 심화가 기업들의 달러 자금 수요를 확대하고, 달러화 가치 변동이 기업의 대차대조표를 통해 생산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미·중 갈등으로 지정학적 분절화가 빨라질 경우 수출 상대로 중국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리스크 관리를 위한 거래 상대 다변화는 항상 중요하다”면서도 “미중간 마찰이 있더라도, 각각과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한국에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마음도 있다”고 답했다.
이날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중국 자체 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가야 할 시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 국장과 이 총재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5%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데에 공감했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4.4%에서 5.2%로 상향 조정한 것에 동의하는지에 대해 신 국장은 “BIS는 IMF와 달라 예측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견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2%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0%로 성장하면서 올해 성장률도 5%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중국 경제의 기술적 반등으로 우리 경제가 얼마나 많은 회복 효과를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