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내가 라면을 먹더라도”...프리미엄 펫푸드 ‘오에스피’ 본사 가보니

입력 2023-01-1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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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충남 논산에 위치한 오에스피 본사 전경. (출처=서울 IR)
▲16일 오전 충남 논산에 위치한 오에스피 본사 전경. (출처=서울 IR)

지난 16일 찾은 충청남도 논산에 위치한 오에스피 본사. 입구에서부터 노릿한 육류 기름 냄새가 훅 풍겨왔다. 생산 공정 내부로 들어서자 추수철 들판의 마시멜로만 한 크기의 거대한 곡물 원료 포대들이 스무 포대 가까이 줄지어 작업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려동물을 사람처럼 대하고 보살피는 펫 휴머니이제이션에 따라 유기농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성장할 겁니다. 특히 중저가보다는 프리미엄 펫푸드가 훨씬 더 많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상윤 오에스피 상무(사업부문장)는 “효율화되고 최적화된 제조 공정을 통해 내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고 만들고 있다"며 이러한 포부를 밝혔다. 2004년 설립된 오에스피는 반려동물을 위한 프리미엄 펫푸드 제조업체다. 국내 반려동물 식품 제조기업 중 유일하게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미국 농무부의 유기농 인증제도 USDA-NOP 등 법제화된 유기농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상윤 오에스피 사업부문장. (출처=서울 IR)
▲이상윤 오에스피 사업부문장. (출처=서울 IR)

IPO 한파에도 지난해 10월 공모가를 희망범위 최상단인 8400원으로 확정하면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기관 수요예측 최종 경쟁률은 1582.84대 1을 기록했다. ODM 시장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체 자체상표(PB)제품 등 다양한 반려동물 플랫폼 회사로 성장 중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는 312만9000가구(전체 가구의 15.0%)로 미국, 프랑스, 일본(약 30~70%) 등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다. 김현겸 KB증권 연구원은 "이들 주요국과 비교 시 향후 국내 반려동물 가구 수는 현재보다 2~4배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오에스피에 대해 “진입장벽이 높은 유기농 반려동물 사료 시장에서 원료, 배합, 제조 등에 차별화된 경쟁력과 탁월한 제품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향후 큰 폭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좌측) 건물 2층 높이의 사료 분쇄기. (가운데) 성형 직전의 사료. (우측) 성형 단계 이전의 사료는 손으로 힘을 살짝만 가해도 쉽게 모양을 변형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말랑말랑하다. (출처=정회인 기자)
▲(좌측) 건물 2층 높이의 사료 분쇄기. (가운데) 성형 직전의 사료. (우측) 성형 단계 이전의 사료는 손으로 힘을 살짝만 가해도 쉽게 모양을 변형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말랑말랑하다. (출처=정회인 기자)

생산 공정은 크게 '원료 1차 분쇄-혼합-2차 분쇄-육류 첨가-성형-건조-코팅'으로 진행된다. 이 가운데 오에스피가 가장 내세우는 자체 기술은 '성형'과 '코팅' 단계이다. 갓 생산된 사료는 20% 이상 수분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외형과 질감을 건조하는 성형 기술을 통해 최소 10%까지 수분율을 낮춰야 한다. 수분율이 10% 넘는 사료가 고온을 만나면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학방부제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제품력만으로 오래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이 상무는 "오에스피는 사료 수분율을 최대 8%까지 낮추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래떡처럼 말랑말랑 사료에 옥수수 뻥튀기처럼 고도의 압력과 열을 주면서 팽창시키면, 내부의 수분기 제거는 물론, 반려동물이 먹기에 부드러운 식감이 된다.

성형시킨 사료는 내부에 미세한 공기구멍이 뚫려있어 소화 흡수력이 약한 반려동물들의 섭식에 도움을 준다. 이 상무는 “강아지, 고양이는 사람보다 장이 굉장히 짧다. 그래서 소화 흡수력을 높이기 위해 곡물 원료를 미분한 뒤 다시 고체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사료 모양이 고르고, 균일하게 나올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체력이 약한 유견이나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노견들도 소화에 무리가 없는 이유다.

▲코팅 공정을 마친 사료들이 케이블 베이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출처=서울 IR)
▲코팅 공정을 마친 사료들이 케이블 베이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출처=서울 IR)

'코팅'은 입맛이 까다로운 반려동물들의 기호를 확보하기 위한 단계다. 드럼세탁기처럼 진공 상태의 튜브에 사료들을 넣고 계속 회전시키면서 사료 표면에 지방 소스를 덧바르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소스가 사료 겉에만 묻지 않고 깊숙이 침투하도록 해야 한다. 이 상무는 "지방이 산소를 만나면 산폐가 되기 마련"이라며 "반려동물들도 산폐된 기름내는 싫어하기 때문에 내부까지 소스를 제대로 바른다"고 설명했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강아지에게 열량으로 소비할 수 있는 지방은 필수 영양소다. 이 상무는 "1차적인 성형과 2차적인 코팅 부분은 오에스피만의 20년 이상 된 기술력"이라며 "오에스피 제품은 시장 재구매율을 통해 기호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한 번 맛을 본 반려동물들은 오에스피 아니면 안 먹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에스피는 지난해 12월 바우와우코리아와의 경영권 인수(M&A)를 통해 B2B(기업-기업)를 넘어 B2C(기업-소비자)로 나아가기 위한 사업성장 동력도 확보했다. 상장 공모자금 172억 원을 통해 생산능력(Capa)을 기존 7158톤에서 2만 톤으로, 생산설비도 1개에서 4개로 확대했다. 기존 건식 사료 중심에서 펫푸드 간식, 펫푸드 용품까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플레이션 시대에도 프리미엄 유기농 펫푸드 사업은 유효할 수 있을까. 김청진 오에스피 이사는 이러한 의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다. "어느 고객께서 그러시더군요. 사료값이 올라서 저는 라면만 먹더라도 이 친구 사료는 원래 먹이던 좋은 사료를 그대로 먹이고 싶다고요. 반려동물은 가족과 다름없는 셈이죠. 저희가 오에스피 사료를 만드는 마음도 이와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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