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가 위태롭다. 연준의 금리 인상 공포와 반도체 업황 여파에 ‘국민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한달새 22조 넘게 증발했다.
지난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800원(1.37%) 하락한 5만7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 달 전인 8월 2일 종가인 6만1700원에 비해 6.16% 하락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하루만에 1.53% 급등하며 5만9700원에 마감해 6만전자 재진입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하루만에 다시 상승분 반납했다.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도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한달 전 368조3356억 원이었으나 이날 기준 344조4565억 원으로 22조6852억 원(6.48%) 줄었다. 올초 시가총액과(469조4429억 원) 비교하면 120조 가량 빠졌다.
삼성전자 부진의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9월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것)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반도체 업황 전망도 악화일로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과 경기둔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하향하는 등 보수적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지난달 KB증권, 하이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7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무역수지결과도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2년 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국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2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주식 거래대금도 두 달 사이 절반 넘게 줄었다. 최근 한달간(8월 3일~9월 2일) 삼성전자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6834억9700만 원이다. 지난 6월(6월7일~7월4일) 거래대금은 1조3465억3400만 원을 기록했으나, 지난 달(7월5일~8월 2일) 8147억1500만원으로 감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를 끝으로 내년 1분기 반도체 업황이 나아지기 시작하면 삼성전자의 주가도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 주가가 다시 저점을 테스트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대형주의 추세적인 랠리는 빠르면 내년 1분기 초, 실적 반등 시점은 2023년 중반 경으로 예상한다”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는 주가순이익비율(Trailing PBR) 저점에 위치하기 때문에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라고 전했다.
다만 “메모리 기업 주가 상승은 전방업체의 주문 재개 구간에서 출발하는데, 내년 1분기 내외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