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물가·금리↑'에 P-CBO와 사모채로 몰리는 기업들…"신용 'A급' 기업마저"

입력 2022-06-13 14:14 수정 2022-06-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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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월 CPI 발표 전후 6~9월 FOMC 예상 금리 인상폭 변화 (출처=신한금융투자)
▲미국 5월 CPI 발표 전후 6~9월 FOMC 예상 금리 인상폭 변화 (출처=신한금융투자)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용도 A등급 대기업들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통한 자금 조달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P-CBO는 기업들의 신규 발행 채권을 모은 후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발행하는 유동화 채권이다.

SK렌터카는 최근 P-CBO를 통해 500억 원을 조달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이 회사의 신용등급은 ‘A(긍정적)’다. 신용등급 ‘A+(안정적)’인 SK머티리얼즈도 550억 원 규모의 P-CBO를 발행했다.

국내 택배시장 ‘빅3’로 꼽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P-CBO를 통해 560억 원을 조달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다. 지난 2월 신용등급이 ‘A-(안정적)’로 떨어진 자동차 방진 부품사 디티알오토모티브 역시 P-CBO로 140억 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본래 P-CBO는 신용도가 낮아 자체 신용으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신용보증기금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내놓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한시적으로 대기업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했다.

과거에는 P-CBO를 발행하면 기업 신용도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글로벌 인플레 압력 및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드는 현재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리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회사채 공모 시장보다 신용보증기금의 지원을 받아 시중 조달 금리보다 낮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P-CBO에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지난 주말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8.6%를 상승하며 41년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는 3.25%를 상회하고 있다. 올해 중 빅스텝을 넘는 75bp 인상이 최소 1차례 있을 거란 시각이 우세해졌다는 의미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6월 중 FOMC가 도비시(비둘기파)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며 "다만 연준의 시각이 곧장 75bp인상으로 향할 가능성도 낮게 판단한다. 6월 회의에서 빅스텝 단행 후 추가 빅스텝을 기정사실화하는 편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가 압력과 금리 인상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사모채 시장을 찾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총 1700억 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3년 만기 사모채 1200억 원어치와 2년 만기 사모 녹색채권 500억 원어치다. 회사는 재원을 확보해 인수·합병(M&A)을 위한 자금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친환경 기업을 선언한 후 국내 환경업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싱가포르의 전기·전자 폐기물 업체 '테스(TES)'를 1조2400억 원에 인수했고, 지난달 4일 충북 청주에 위치한 폐기물 처리 업체 제이에이그린 지분 70%를 1950억 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도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790억 원 규모의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사모채 700억 원어치를 발행했다. 한화건설(1100억 원), LX판토스(700억 원)등도 사모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김상만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라는 두 가지 위험요소를 동시에 다뤄야 하는 입장에 서 있다"며 "채권 시장 관점에서 보자면 금리 안정 기대와 경기 침체의 경계선상에서 고민이 지속되고 있다. 녹록지 않은 발행 시장 여건에 A등급 기업들마저 P-CBO 발행으로 우회하고 있는데, 은행ㆍ공사들만이라도 부족한 물량을 채워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통화 정책 불확실성 증대는 국내 채권시장 투자 심리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6월 회의 결과와 미국 채권 시장 반응을 확인하기 전까지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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