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수건 짜내는 쌍용차…OEM 완성차 위탁생산 가능성 제기

입력 2020-06-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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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기금 무산되자 자산 추가매각 추진…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 거론

경영정상화를 추진 중인 쌍용자동차가 중장기적인 수익성 확보 모델로 OEM(주문자 상표부착) 방식의 '완성차 위탁생산'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부의 기간산업안정화기금(기안기금) 대상에서 제외된 만큼, 추가 자산매각을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의지도 강조했다.

18일 쌍용차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자 물색과 경영쇄신을 통한 정상화 전략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며 “새로운 투자자가 확정되면 생산성 향상과 수익 확대를 위해 OEM 방식의 완성차 위탁생산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정비센터는 약 1800억 원에 매각됐다. 2019년 말 기준, 쌍용차 총자산의 8.9% 수준이다. 쌍용차는 추가 자산매각을 통해 경영안정화 자금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쌍용차)
▲서울 구로정비센터는 약 1800억 원에 매각됐다. 2019년 말 기준, 쌍용차 총자산의 8.9% 수준이다. 쌍용차는 추가 자산매각을 통해 경영안정화 자금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쌍용차)

◇기안기금 무산…마른 수건 짜내며 자산 추가매각=이날 쌍용차는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코로나19 쇼크 이전부터 회사의 경영난이 시작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결국, 쌍용차는 다른 방법을 통해 운영자금을 비롯해 경영 안정화 자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가동률 조절을 포함해 ‘마른 수건 짜내기’를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 쇄신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쌍용차는 5월과 6월, 각각 8일씩 휴무한다. 주3일 근무체제로 전환한 셈이다.

예정된 신차 출시전략을 완수하기 위해 자산 추가매각도 속도를 낸다.

현재 쌍용차는 임직원의 자발적인 임금 삭감을 시작으로 부산물류센터 매각(약 270억 원)과 마힌드라의 운영자금 지원(약 400억 원), 서울 구로정비센터 매각 대금(1800억 원) 등을 통해 2800억~3000억 원의 경영 안정화 자금을 쌓아 올린 상태다.

나머지 약 2000억 원 가운데 일부는 충북 영동과 충남 천안에 자리한 물류센터, 경기도 안성의 연수원을 매각해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평택공장 일부 유휴지 매각은 공단 부지인 만큼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신 담보 재설정에는 기대를 걸고 있다. 2010년대 이후 인근 도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진 만큼, 시세에 맞춰 담보 가치 재설정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기준 쌍용차의 자산총액은 평택공장 부지를 포함해 총 2조200억 원 수준이다.

▲경영안정화 전략의 핵심은 신차 출시다. 올 하반기 G4렉스턴 부분변경 모델이 나오고 티볼리 에어도 부활한다. 내년에는 코란도 순수전기차, 중형 SUV 신차도 예고돼 있다. 사진은 평택공장 1라인 의장라인 모습.   (사진제공=쌍용차)
▲경영안정화 전략의 핵심은 신차 출시다. 올 하반기 G4렉스턴 부분변경 모델이 나오고 티볼리 에어도 부활한다. 내년에는 코란도 순수전기차, 중형 SUV 신차도 예고돼 있다. 사진은 평택공장 1라인 의장라인 모습. (사진제공=쌍용차)

◇내년까지 예정된 신차 4종 출시 완수가 최대 목표=쌍용차가 경영 안정화의 핵심으로 꼽고 있는 전략이 신차 출시다.

하반기 G4렉스턴 부분변경 모델과 티볼리 에어의 부활을 예고한 상태다. 내년에는 코란도 기반의 순수전기차가 나오고, 코란도와 G4렉스턴 사이를 메워줄 중형 SUV 신차도 나온다.

문제는 이렇게 예정된 신차를 모두 쏟아내도 경영 안정화를 장담할 수 없다.

앞서 쌍용차는 2001년 1세대 렉스턴의 성공적인 론칭에 힘입어 평택공장 16만 대 생산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그 이후 이 기록은 다시 깨지 못했다.

결국, 생산성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자동차 업계의 중론이다. 신차 출시 이외에 지속 가능한 수익성 창출 모델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평택공장의 OEM(주문자 상표부착) 완성차 위탁생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른 회사의 완성차를 쌍용차가 생산해 납품하는 방식이다.

이미 르노삼성이 일본 닛산의 미국 수출형 SUV '로그'를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린 바 있다.

앞서 1980년대 기아산업도 1세대 프라이드를 미국 포드에 ‘페스티바’로 납품했었다. 당시 대우차 역시 GM 산하 오펠 카데트를 바탕으로 르망을 생산한 뒤 ‘폰티액 르망’으로 미국에 수출했다.

▲지속 가능한 수익성 창출을 위해 OEM 방식의 완성차 위탁생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러 가능성 가운데 마힌드라와 포드가 공동개발을 추진 중인 중형 SUV가 적절한 시나리오로 떠오른다.  (사진제공=쌍용차)
▲지속 가능한 수익성 창출을 위해 OEM 방식의 완성차 위탁생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러 가능성 가운데 마힌드라와 포드가 공동개발을 추진 중인 중형 SUV가 적절한 시나리오로 떠오른다. (사진제공=쌍용차)

◇마힌드라-포드 전략형 SUV 위탁생산 가능성 제기=쌍용차가 위탁 생산할 수 있는 적절한 모델도 있다.

앞서 2018년 인도 마힌드라는 미국 포드와 함께 북미형 중형 SUV 개발에 합의했다. 포드가 중형 SUV 개발을 주도하고 마힌드라가 이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마힌드라의 생산 여력이 부족한 만큼, 이를 쌍용차가 대신할 수 있는 셈이다.

쌍용차와 마힌드라와 지속적인 지분관계 필요성이 제기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게 중형급 SUV의 미국 수출이 담보되면 쌍용차 생산량은 단박에 2배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상황도 상대적으로 쌍용차 생산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쇼크가 현재 진행형인 만큼, 인도 마힌드라와 미국 포드의 관련 프로젝트도 답보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쌍용차가 긴 호흡을 통해 평택공장의 생산성 향상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한 뒤 중장기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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