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저성장과 경기둔화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에 따른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 이어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 경쟁력으로 디지털 혁신을 꼽았다. 특히 올해는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질수록 '답은 고객에 있다'며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 맏형 삼성전자의 김기남 부회장은 100년을 지속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김 부회장은 "2020년은 100년 기업을 만들어 나갈 원년으로, 새로운 미래를 위한 성장과 도약의 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또 "과거 성과를 발판으로 현재 사업 기반을 굳건히 하고 미래지향적이고 경기변화에 강건한 사업 체질을 만들자"라고 당부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역시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를 위해 기술, 사업기반, 조직문화에서 혁신과 고객 최우선 목표를 강조했다.
정 수석 부회장은 리더십 확보라는 개념적 목표와 함께 2025년까지 11개의 전기차 전용 모델을 포함해 총 44개의 전동화 차량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혀 고객의 니즈를 확실히 충족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부터 ’새해 인사모임‘을 없애고 디지털로 신년사를 공개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그룹의 오랜 경영철학인 '고객가치'를 강조했다.
구 회장은 6분여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새해 이것 하나만큼은 반드시 우리 마음에 새기면 좋겠다"며 "바로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마음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라고 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신년사도 고객에 방점이 찍혔다. “고객이 우리 곁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음을 잊지 마라”며 “새해에는 ’숲속의 고객을 보는 기업, 그리고 그 숲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기업을 만들어 가자”라고 당부했다.
4차산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도 재계 CEO들의 핵심 화두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디지털 기술이 경영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며 "올해가 그룹 디지털 혁신의 원년이라는 각오로, 각 사에 맞는 디지털 변혁을 추진해 실질적인 변화와 성장의 기회로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태수 GS그룹 신임 회장 역시 초경쟁 시대 속 생존을 위해 본격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해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고객의 눈높이를 맞춰 끊임없이 성장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는 아니었지만 새해 첫 업무로 2일 화성사업장 내에 있는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상생성장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잘못된 관행과 사고를 과감히 폐기하고 우리 이웃,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게 우리의 사명"이라고 당부했다.
사회적 가치 전도사 최태원 SK 회장은 새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사가 아닌 일반 시민과 고객 등 이해관계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대담 형식을 통해 올 한해 그룹 경영의 지향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