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대교‧서해대교’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연쇄추돌 왜?

입력 2015-02-1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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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인천시 중구 영종대교 서울 방향 12-14 km 지점에서 버스, 승용차 등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 차들이 엉켜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9시45분께 발생한 영종대교 100중 추돌사고는 가시거리가 불과 수십m도 되지 않는 짙은 안개가 낀 것이 1차 사고원인으로 지목된다.

2006년 10월 3일 오전 7시50분께 발생한 서해대교 29중 연쇄추돌 사고(화재로 12대 전소) 역시 짙은 안개가 대형참사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당시 사고는 서해대교 상행선 사고지점 3차로를 서행하던 1t 트럭을 25t 화물트럭이 들이받고 2차로에 정지하면서 뒤따르던 차량들이 급제동하면서 연쇄추돌이 발생, 12명이 사망하고 45명이 부상하는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두 사고 모두 바다 위를 지나는 대형 교각 위라는 점과 가시거리가 극히 짧았다는 점 등에서 애초 관련기관의 ‘통행제한’ 등과 같은 적극적인 조치가 내려졌어야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저시정경보’ 발령하고 왜 ‘통행제한’ 안내렸나

이날 새벽부터 인천 서구 영종대교 일대는 짙은 안개가 껴 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영종대교 인근 기상 관측시설이 설치돼 있는 영종도공항에는 오전 4시30분부터 5시간30분간 저시정경보가 내려졌다.

저시정경보는 가시거리가 400m 이하일 때 발효된다.

사고 운전자들도 짙은 안개를 사고원인으로 지목한다.

이날 사고를 당한 택시기사 유상영(60)씨는 이날 오전 영종대교에 안개가 짙게 끼어 앞 차량 뒤꽁무니만 살짝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지점 인근을 지나가고 있는데 앞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2~3차례 연속해서 들렸다”며 “잠시 후 갑자기 뒤에서 차량이 들이받아 택시가 180도 돌아서 가드레일에 부딪혔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다른 운전자는 “차량 앞유리에까지 안개가 낀 것 같았다”며 “서행하면서 가는데도 앞쪽에 이미 추돌해 찌그러진 차량들이 안 보일 정도여서 피해가 컸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차성환(65)씨도 “안개 때문에 앞이 안 보여 시속 10∼20㎞ 속도로 택시를 몰았다”며 “옆 차선 트럭이 앞선 대형 트럭을 들이받았고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뒤에서 버스가 내 차를 들이받았다”고 말했다.

변희룡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저시정경보가 내려졌다면 사고 예방을 위해 교통 통제를 했어야 했다. 또 영종대교와 같은 안개다발 구간에는 운행 기준을 바꿀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기상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사고 직전인 오전 9시 기준 인천공항 인근 가시거리가 600m 정도였다”면서 “안개는 지역적으로 편차가 크고 바다 쪽은 해상에서 밀려오는 안개로 사고 당시 대교 위에 더 짙게 끼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한 상황”이었다며 “안개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대교 사고는

2006년 10월 3일 오전 7시50분께 당진과 평택을 연결한 서해대교(중간지점 평택 맞은편 상행선 서울방면)에서 29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서해대교 상행선 사고지점 3차로를 서행하던 1t 트럭을 25t 화물트럭이 들이받고 2차로에 정지했고, 이때 2차로를 달리던 승합차가 이를 보고 급제동했으나 25t 화물트럭을 들이받으면서 뒤따르던 캐리어 화물차, 봉고차, 버스 등이 연쇄 추돌한 사고다.

이 사고로 트럭, 버스, 승용차, 캐리어차 등 차량 12대가 불에 타 전소됐고 12명 사망, 45명이 부상당하는 인명피해와 40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를 냈다.

사고는 불과 수십m 앞도 제대로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짙은 안개를 감안하지 않은 과속운전이 빚어낸 참사로 경찰조사 드러났다.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시정거리 100m 안팎의 짙은 안개가 낀 상태여서 ‘안개주의 감속운행’이라는 문자경보를 전광판을 통해 내보냈지만, 당시에도 통행제한 등 적극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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