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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재계, 다시 뜨는 ‘재무통’

SK그룹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에 시달렸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면서 일단락됐는데, 인수설은 SK그룹이 최규남 제주항공 전임 대표를 SK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한데서 출발했다. 최 부사장의 항공 이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설로 확대된 건데, 알고 보면 최 부사장은 1989년 씨티은행에 입사한 후 23년을 금융투자 분야에 몸담은 ‘재무통’이다. 제주항공에 합류하기 직전에는 미국에서 벤처캐피탈회사인 이스트게이트파트너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재계는 SK그룹이 최 부사장의 금융투자전문가로서 능력을 보고 영입한 것으로 해석한다.

최근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업들이 재무라인을 중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또 주요 그룹의 경우, 경영권 강화 및 지배구조 재편의 필요성이 커졌는데 이를 총괄하기 위해서도 재무통의 역할이 중요하다.

SK그룹은 최규남 부사장 영입에 앞서 이미 재무라인을 주요 보직에 올려놨다. SK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수장을 맡고 있는 조대식 의장은 2007년 최 회장이 직접 영입한 재무통이다. 그는 SK에서 경영분석실장,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주사인 SK를 이끄는 장동현 사장도 SK텔레콤에서 CFO를 거친 재무통이자 전략기획통으로 꼽힌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에너지·화학위원장인 유정준 SK E&S 대표이사는 2003년 SK그룹이 헤지펀드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 SK의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았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체제 출범 후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권영수 부회장을 그룹 2인자 자리에 앉혔다. 구 회장이 LG 총수에 오른 지 17일 만에 단행한 최고경영자(CEO)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서다.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권 부회장은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등 LG의 주요 직책을 경험했다. 그룹 주력사업인 전자ㆍ화학ㆍ통신을 두루 거친 재무통이라, 지주회사에서 구광모 회장을 보좌하며 ‘미래 LG의 플랜’을 짜는 중책을 맡게 됐다. 또 LG가(家)의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계열분리를 추진 중인 구본준 LG 부회장의 ‘독립경영’을 위한 방향 설정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정자는 창사 이래 첫 비(非) 엔지니어 출신 ‘재무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전까지는 주로 엔지니어 출신이 회장을 맡아왔다. 부산 출신인 최 내정자는 동래고,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정도경영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가치경영센터장 등 철강 이외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포스코 내 최고의 기획·재무통으로 꼽힌다.

재계 1위 삼성그룹 역시 재무라인을 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이상훈 사장은 ‘살림꾼’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삼성 경영 전반을 꿰차고 있는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이다.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정현호 사장도 이상훈 사장과 함께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올해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에 임명된 이영호 사장 역시 삼성SDI에서 경영관리 및 감사담당, 삼성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팀장을 등을 경험한 재무 전문가 출신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이 위기를 겪을 때 구조조정을 위해 재무 전문가들이 힘을 얻는다”며 “그런 이유 외에도 최근에는 기업의 인수합병(M&A), 사업 및 지배구조 재편이 늘면서 재무전문가가 발탁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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