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조울병(양극성장애), 하루에도 몇번씩 울다가 웃다가

입력 2012-06-0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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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하고 흥분된 상태와 무기력하고 우울함 반복…꾸준한 약물치료 받아야

▲사진=중앙대병원
# 30대 후반의 평범한 직장인 이모씨. 최근 투자에 실패하고 빚을 져 고민을 심하게 하다보니 만사가 귀찮고 우울해졌다. 회사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 상사로부터 꾸중을 듣기 일쑤였다. 하지만 한달 쯤 지나니 기분이 안정되고 늘어지는 느낌도 나아졌다.

행복감도 잠시 뿐. 다시 빚독촉을 받게 되자 우울한 기분이 들었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졌다. 그러다 며칠이 지나더니 갑자기 의욕이 솟구쳐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뭐라도 해낼 것처럼 부산스럽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결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한답시고 회사에 휴가를 내더니 여기저기 사채를 끌어다 돈을 펑펑 쓰기에 이르렀다.

이씨는 상쾌하고 흥분된 상태와 우울하고 무기력한 상태가 번갈아 나타나는 전형적인 조울증(조울병) 증상을 겪고 있었다. ‘양극성 기분장애’라고도 불리는 조울병은 벤 스틸러, 짐 캐리, 캐서린 제타존스 등 헐리우드 유명 배우가 앓았던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울병은 비단 연예인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100명 중 1명이 평생에 한번 겪을 수 있는 흔한 질환인 것이다.

◇매년 환자 6.6%씩 늘어…자살 부르는 치명적 정신질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조울병 환자는 매년 평균 6.6%씩 늘고 있다. 2006년 4만2500명이던 환자수는 2010년 5만5000명으로 최근 5년간 약 30%나 증가했다. 2010년을 기준으로 연령별로는 40대가 21.4%로 가장 많았으며 30대(21.2%), 50대(17.1%) 순이었다. 또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4배나 많았다.

이처럼 매년 조울병 환자 수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다. 김수인 이대목동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막연하게 하루이틀 사이 감정변화가 심할 경우 조울병을 의심하는 데 최소 4일 이상 기분이 들뜨고 감정기복이 심할 때 조증으로 진단된다”고 설명했다.

더욱 문제는 조울병은 단극성 장애인 ‘우울증’보다 예후가 나쁘다는 점이다. 조울병 환자 중 50%가 자살을 시도하며 기분이 들뜨는 조증이 나타날땐 잘 흥분하거나 시비가 자주 붙는 등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다소 증상이 덜한 경조증이라 하더라도 성격이상으로 오해를 받기 쉬우며, 환자나 가족이 병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병을 키우기도 한다.

조울병은 가족력, 뇌의 취약성 등 유전·생물학적 요인과 스트레스, 수면부족, 술·마약 등 환경적 요인 등이 함께 작용한다. 보통은 우울증으로부터 시작된다. 정신분석적으로는 우울증이 있을 때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에서 조울증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는 우울증과 조증을 모두 경험하나 조증만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1년내 60% 이상 재발…꾸준한 약물치료가 관건 = 조울병은 우울증에 비해 후유증이 크지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다. 치료의 기본은 약물이다. 약물은 기분을 가라앉히는 것이 아닌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급성기엔 뇌를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해주는 ‘기분조절제’ 등을 복용해 기분을 빠르게 안정시킨다. 유지기로 들어서면 약물유지치료와 정신치료(교육)을 병행한다.

민경준 중앙대병원 정신의학건강과 교수는 “조율병은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아서 평생 10번정도 재발하고 1년 안에 60% 이상이 재발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재발할수록 증상은 더 심하게 나타나고 치료는 점점 어려워지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정확하고 빠른 진단과 꾸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조울병 환자들은 스트레스에 취약하므로 그러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평소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으로 몸의 조절능력을 떨어뜨리는 과로를 피하도록 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대인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주변에서도 화내거나 몰아붙이거나 꾀병 또는 엄살이라 오해하지 말고 이해와 인내심을 가지고 치료를 도와야 한다.

Tip. 이런 증상이라면 조증 의심할 만

- 들뜨거나 매우 기분이 좋아진다.

- 감당하지 못하는 일을 벌여 손해를 본다.

- 안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고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다.

- 에너지가 넘쳐 목소리도 커지고 활발하게 활동한다.

-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잘 싸운다

- 들뜨거나 말이 많아진다

- 공격적이거나 갑자기 분노가 폭발할 때도 있다.

- 거짓말을 잘하고 과대망상이 있다.

- 과소비, 성행위 등 쾌락적인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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