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상권】명동-中·日 관광객 북적…유명 브랜드 각축…‘제2 전성기’

입력 2011-07-27 09:17 수정 2011-07-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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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관광·쇼핑객 150만명…33㎡ 소형 매장도 월 매출 2~3억원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땅이 모여 있는 곳. 하지만 밤 12시가 넘으면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 유령 도시처럼 변하는 곳. 두개의 얼굴을 가진 명동의 초상이다.

명동은 하루 평균 관광·쇼핑객이 150만명에 이른다. 강남 지역 최대 상권인 강남역의 유동인구 20만~30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밤이 되면 골목안 조그마한 주점 상권 외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구획화된 명동의 특징 때문에 유동인구가 빠져나가기 쉬워 낮과 밤이 다른 것처럼 보인다.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명동은 돈이 모이는 곳이다. 많은 유동인구와 함께 비싼 점포비용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실제로 명동 일대는 전국 개별 공시지가 상위 10권을 모두 싹쓸이 하고 있다. 특히 서울 명동상권인 충무로 1가에 위치한 화장품매장‘네이처 리퍼블릭(면적 169.3㎡)’은 7년째 국내 최고로 비싼 땅이다. ㎡당 6230만원으로 3.3㎡(1평)로 환산하면 2억559만원에 달한다.

5개층으로 이뤄진 이 건물의 임대료는 보증금 30억~32억원에 월세 1억5000만원. 1만원 안팎의 저가 화장품을 팔아 월매출만 12억원을 넘게 올리는 ‘금싸라기’땅이다. 이 부지를 포함, 명동 일대는 전국 개별 공시지가 상위 10위권을 모두 싹쓸이했다.

현재 네이처리퍼블릭은 명동월드점을 포함해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토니모리 5개, 더 페이스샵 5개, 미샤 4개 등 중저가 화장품 로드숍만 60여곳이 넘는다.

매장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년새 30% 가까이 임대료가 뛰었다. 중앙로는 66㎡ 점포 기준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7000만~8000만원을 줘야한다. 명동 1번가는 5억원에 월 3000만~3500만원선이다.

그러나 살인적인 임대료에도 입점할 업체가 줄을 섰다고 현지 중개업소는 말한다. 그만큼 매출이 받쳐주기 때문. 토니모리 명동 1호점은 단 52.8㎡의 점포에서 5억~6억원 가량의 월매출을 올린다. 중앙로를 따라 들어선 33㎡ 안팎의 소형매장도 월 2억~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배기들이다.

점포라인에 따르면 30평, A급 입지의 1층 점포 기준으로 명동역 6번출구에서 뉴발란스까지 섹션의 보증금은 8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다. 바닥 권리금은 2억원에 달한다. 월세는 4000만~6000만원 수준이다.

아리따움에서 자라까지 섹션의 보증금은 6000만~8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바닥 권리금이 1억4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 수준으로 월세는 3000만~6000만원이다.

명동 중심지에서 가장 저렴한 구역은 라꼬스테에서 금강제화까지 이르는 길 이다. 보증금 3000만~5000만원으로 바닥 권리금은 1억원까지 떨어진다. 월세는 2000만~3000만원 규모다.

이같은 높은 시세에도 불구하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명동 역시 시세 하락이 관찰되고 있다. 특히 보증금이 소폭 줄어든 것에 비해 월세가 폭증했다. 이는 최저금리 기조 때문에 보증금으로 수익을 내기 힘들어진 건물주들이 월세 수입으로 눈을 돌렸음을 시사한다.

월세 부담이 크기 때문에 마진율이 적은 업종은 입점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동통신이나 화장품, 의류 브랜드 등 마진율 높은 업종들의 입점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차원에서의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입점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개인 사업자가 들어가기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만약 입점한다면 1층보다는 2~3층 점포를 노려 볼만하다.

이러한 명동 일대는 1990년 대 초반까지만 해도 백화점과 유명 디자이너 부띠끄, 수제양복 전문점 등이 집결한 패션 스트리트로 유명세를 치뤘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매출이 격감하면서 부띠끄와 수제양복점 등 의류점들은 임대료 부담으로 명동에서 철수하고 1~20대 위주의 패스트 패션브랜드가 대거 진출했다.

이에 명동상권의 기존 위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지만 2000년 6월 중앙로 초입에‘밀리오레’오픈과 관광특구로 지정되며 돌파구가 마련됐다. 2006년에는 서울시가 발표한 ‘명동 관광특구 제1종 지구단위계획’으로 상가 리모델링이 가능해졌다. 이후 최근 몇년새 일본·중국등 관광객 특수와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각축전으로 새롭게 조명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사람 흐름으로 읽는 명동 상권 = 동선을 보면 상권이 보인다. 명동 중앙로는 완만한 경사가 있기 때문에 유동인구의 흐름이 하향집중적인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명동역 6번 출구에서 2호선 을지로역 방면으로의 흐름에 따르는 유동인구량이 더 많다.

이 같은 사실은 중앙로 양쪽으로 뻗어 있는 골목길 상권에서의 점포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을지로 방면으로 흐르는 유동인구들의 시선은 정면이나 좌우측에서 바로 보이는 점포에만 머문다. 따라서 같은 골목길 내 점포라도 입지 상 이점에는 차이가 있다.

로이드 매장이 위치한 라인에는 스타벅스, 미스터 도넛 등 프랜차이즈가 집중적으로 들어서 있다. 그러나 그 맞은편(내려가는 유동인구가 볼 수 없는 자리) 라인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점포가 쓸쓸히 존재할 뿐 프랜차이즈 매장은 없다. 중앙로 기준 오른쪽 뿐만 아니라 왼쪽 골목도 마찬가지 양상이다.

명동역 방면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은 주로 땅을 보며 걷는다. 앞서 설명한 유동인구들의 흐름을 반대로 따라가다보면 우측 라인(라코스테~던킨도너츠~아리따움 라인)의 점포들 앞에는 유난히 상품이나 점포를 표현하는 입간판, POP광고물이 많다.

이는 오르막을 오르는 사람들의 시선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과 우측통행이라는 사회규범을 활용한 마케팅 기법으로 분석할 수 있다. 내리막길을 걸을 때와 달라 오르막을 걸을 때는 경사가 완만하다 해도 시선이 아래로 깔리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앞서 언급한 광고물들은 이 같은 인간의 본능을 활용한 것이다.

정대홍 점포라인 과장은 “동선을 보면 상권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다”며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마케팅을 극대화한 부분들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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