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미국기업 사재기하는 이유는?

입력 2014-09-23 09:30 수정 2014-09-24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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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독일의 미국 M&A에 투입된 금액 약 700억 달러 달해

최근 독일에서 미국을 겨냥한 인수·합병(M&A) 열기가 뜨겁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제약업체 머크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소재의 화학회사 시그마알드리치를 17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머크는 생명과학부분의 사업적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독일 전기전자기업 지멘스가 에너지 장비제조업체 드레서-랜드그룹을 76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이러한 M&A 열풍은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ZF프리드리히스하펜은 지난주 경쟁사인 미국 TRW오토모티브 홀딩스를 인수해 세계 2위 자동차부품회사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독일 소프트웨어제조업체 SAP는 미국의 콘커테크놀로지스를 83억 달러에 인수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이날 2건의 ‘빅딜’을 포함해 독일기업이 진행한 미국기업 M&A에 투입된 금액은 올해 700억 달러(약 7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독일기업이 미국을 타깃으로 ‘기업 사재기’에 나선 배경에는 복합적 이유가 있다고 WSJ는 풀이했다. 우선 유럽이 초저금리와 스태그네이션(stagnationㆍ장기경기침체)을 겪고 있어 회사의 성장세를 위해서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에 경기회복에 접어든 미국 시장의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셰일가스 등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이 하락 등 외부적 요소가 맞물리면서 현금 곳간이 넘치는 독일 기업들이 미국 기업 사재기에 나선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또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독일 기업이 현지 진출의 방편으로 M&A를 택하는 점도 이러한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디트마르 리그 미국주재 독일상공회의소 소장은 “독일기업은 그들의 고객이 있는 곳에 진출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칼 루드비히 클레이 머크 회장은 시그마 인수에 대해 “미국 내 사업 진출이 부족한 터라 이번 M&A는 머크에 비약적인 도약 계기가 될 것”이며 “이번 인수는 머크가 제약 생산과 연구 분야에 세계화를 끌어올리는 흐름에 합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멘스도 드레서-랜드 인수를 통해 미국 에너지 시장에서 존재를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그간 조 카이저 지멘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셰일에너지 붐에 큰 관심을 표해왔다. 지멘스는 3년 넘게 드레서-랜드에 눈독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서 인수로 지멘스는 가스 추출 능력을 확대하고 셰일에너지 개발에 이용되는 수압파쇄 부문에서 수익을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WSJ는 독일의 미국 M&A 열풍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독일의 입지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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