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무료통화의 화려한 부활- 홍진석 온라인에디터

입력 2013-04-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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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장 겸 인터넷뉴스부장

음성통화 무료시대가 활짝 열릴 조짐이다. 카카오 보이스톡은 물론 페이스북까지 메신저에 무료통화 기능을 추가하면서 음성통화의 무료화 흐름은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스카이프 바이버 마이피플 등 무료통화 앱들도 즐비하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끼리 화상통화가 가능한 페이스타임을 기본앱으로 제공한다. 구글도 비디오톡 서비스로 맞불을 놨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태블릿뿐만 아니라 데스크탑 컴퓨터(PC)에서도 화상통화를 나눌수 있게 해준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이에 맞서 지난해 말 '조인(Joyn)' 서비스를 내놨지만 고객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급기야 SK텔레콤과 KT는 가입자 간 무료통화로 반격에 나섰다. LG U플러스는 아예 타사 가입자에게 전화할 때에도 무료인 요금제를 내놨다. 국내 이용자들에겐 무료통화는 낯설지 않다. 13년 전 우리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테마였음을 기억하고 있다. 2000년 봄 새롬기술은 컴퓨터 사용자 간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다이얼패드로 코스닥 대장주로 등극했다.

주가는 한없이 치솟았다. 액면가 대비 600배나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무려 5조4000억원에 달했다. 웬만한 코스피 대장주마저도 넘보기 힘든 기업가치였다. 주당 가격이 30만원대에 올라서자 외국계증권사마저 47만원까지 간다는 리포트를 내놨다. 투자자들은 1000배 고지까지 갈 것이란 믿음으로 매수 대열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새롬기술의 주가는 벤처 버블 붕괴와 함께 속절없이 추락하고 만다. 다만 새롬기술이 대한민국 인터넷산업의 최강자로 부상한 네이버의 성장기반을 마련해준 점은 한국 벤처사에 남을 만한 대목이다.

네이버는 2000년 새롬기술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진입하려 했다. 합병을 통한 조기 상장을 노렸다. 하지만 이해진 창업자는 합병 대신 새롬기술의 네이버 지분 참여로 선회했다. 네이버는 당시 조달한 240억원을 바탕으로 한게임 서치솔류션 등과 합병, 사명도 nhn으로 바꾼다. 마침내 2002년 10월 nhn은 코스닥에 입성했다. 지분투자에 반대한 새롬 주요 주주에게 이 창업자가 타협안을 내놓은 결과였다. 현 시세로 수백억원에 달했을 이 창업자의 개인지분 가운데 일부인 12만주를 2년 뒤 8억6400만원 확정가에 넘겨주겠다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던 것이다.

무료전화는 모바일 환경이 갖춰진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서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맞춤형 광고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마련된 덕이다. 유무선 인터넷 품질과 속도가 개선되면서 무료통화는 물론 동영상 대화까지 가능하게 해준 인프라 환경의 발전도 필요조건이었다.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는 너무나 시대를 앞서간 것이다.

모바일시대 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부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아이폰의 혁신에 모두가 놀라워했지만 MS도 10여년 전 윈도모바일로 모바일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스크린에 터치하는 아이폰과 달리 별도의 펜으로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인해 대중화에 실패했다. MS는 2002년 태블릿PC 전용 윈도XP 운영체제를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본격적인 태블릿PC시대는 애플 아이패드의 출시와 함께 열렸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마침내 MS와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던 삼성전자마저 아이폰에 맞서기 위해 윈도모바일 기반의 스마트폰 옴니아의 생산을 전격 중단한다. 무료였던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받아들여 갤럭시 시리즈를 연이어 출시했다. 윈도모바일의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MS의 위상 추락은 주사업 영역인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을 지키기 위해 차세대 시장인 모바일을 소홀히 한 탓이다. MS의 전설적인 메신저서비스 MSN 메신저 역시 오는 15일 스카이프 서비스에 통합되면서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데스크탑 컴퓨터에 국한된 서비스였기에 모바일시대 들어 사용자들에게 철저하게 외면 당했기 때문이다. MS는 윈도8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지만 PC시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밀려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올 1분기 역사상 최대 규모의 PC출하량 감소에 MS의 미래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변화에 대한 적응, 그리고 기존 시장에 대한 안주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없으면 정상에 올랐던 기업마저도 주변부로 내몰리는 시대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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