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소기업이 답이다] 경제위기 외풍 …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이 대안

입력 2012-10-3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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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미국 등 경쟁국가에 비해 인구나 대기업 숫자는 적지만 수출은 오히려 많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세계적 시장 지배력을 보유한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중견기업, 이른바 ‘히든챔피언’이 많아 가능했습니다.”(독일 히든챔피언 전문가 빈프리트 베버 교수)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이 산업계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이란 대중들에겐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숨은 강소기업을 지칭하는 용어다. 최근 국내에선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수출형 중소·중견기업을 지칭한다.

독일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의 저서 ‘히든챔피언’에 따르면 2005년 당시 히든챔피언에 속하는 한국기업은 단 세 곳에 불과했다. 독일 1200여곳, 일본 200여곳, 미국 100여곳 등에 비하면 명함을 내밀기 힘든 수준이다.

뿌리가 튼튼해야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베버 교수가 언급했듯 독일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들이 많아서다. 한국형 히든챔피언, 즉 강소기업들을 발굴·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99.9%’ 국내 중소기업의 현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은 2009년 기준 총 306만개로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종사자들도 1175만명으로 전체의 87.7%에 달한다. 우리나라 산업계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란 얘기다.

하지만 99.9%나 되는 중소기업들의 생산액은 0.04%에 불과한 대기업들에게 미치지 못한다. 중기중앙회의 ‘2011중소기업현황’에 따르면 2009년 국내 중소 제조기업의 생산액은 555조854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대기업은 611조9855억원의 생산액을 기록, 전체의 52.4% 비중을 나타냈다. 중소기업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아도 대기업 몇 군데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얘기다.

영업이익률면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제개혁연구소가 지난해 말 발표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경영격차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대기업의 순이익률은 5.37%, 중소기업은 1.77%를 기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순이익률 차이가 무려 3.6%포인트나 난다.

매출액영업이익률로 봐도 대기업 6.92%, 중소기업 5.21%로 격차를 보였다. 심지어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중소기업의 순이익률은 0.02%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2006년 이후부터 순이익률에서 대기업과의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는 추세다.

경기도 김포 소재 A합금철업체 대표는 “특히 2008년 이후 순이익률이 1% 내외에 머물러 우리 같은 비철 중소업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면서 “업종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중소기업들은 특히 외부변수에 흔들리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형 히든챔피언’… 정부, 강소기업 육성에 총력= 이에 정부도 잠재력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육성, 글로벌 강소기업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출한 강소기업을 육성, 중소기업계 전반을 활성화시켜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튼튼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다.

우선 지식경제부에선 지난해부터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만들자는 취지로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는 오는 2020년까지 세계적 기업 300개를 육성하기 위해 성장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경부는 지난해 30개사를 선정한 데 이어 올해 37개를 추가 선정했다.

여기에 선정된 기업들은 코트라(KOTRA), 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수출입은행, 산업기술연구회 등 15개 지원기관 협의체를 통해 기술개발, 해외진출, 금융 등 맞춤형 패키지 지원이 제공된다. R&D자금을 총 개발비의 50% 이내에서 5년간 최대 75억원까지 지원해주고 글로벌화를 위해 기업이 주문한 시책을 최장 5년간 연간 1억원 내외(기업 50% 부담)로 지원해주는 등 다양한 지원책들이 주어진다.

지경부에선 이 밖에도 중소기업의 R&D 장려를 위해 ‘글로벌 전문기술 사업’도 추진한다. 오는 2020년까지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한 국내 중소·중견기업 1000여곳을 우수기술연구센터(ATC)로 지정, 지원하는 게 골자다. 센터당 연간 5억원 이내로 최대 5년 간 지원되며 이를 위해 지경부는 올해 54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경부 산업기술개발과 고광필 사무관은 “기존의 창업과 초기 성장단계 기업에 집중됐던 지원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핵심역량 확충 차원에 지원으로 강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기청도 지난해보다 8.2% 증가한 6조6000억원을 내년도 예산으로 책정 받고 강소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건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 중인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프로젝트’다. 지난해 81개 기업에 이어 올해는 107개 기업이 추가 선정됐다.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된 기업들은 3년 동안 최대 2억원의 해외 마케팅, 8억원의 R&D, 30억원 규모의 수출금융이 지원되며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역량진단 프로그램(소요비용 80% 정부 지원)도 제공된다. 또 선정 기업에 대해선 해외마케팅 시 정부의 인증마크를 부여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수출 5000만 달러 이상으로 성장한 기업에 대해선 중견기업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하도록 지경부의 월드클래스 300 등 타 기관의 강소기업 육성프로그램과 연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지경부, 중기청 등은 수출지원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수출지원기관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중기청 해외시장과 임동우 주무관은 “글로벌 강소기업 선정 기업들 중엔 해외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들도 많다”면서 “중기청에선 이 같은 사례를 연구, 향후 정책에 반영하고 있으며 수출기업이 서울과 경기지역에 집중된 만큼 기업 선정 시 지역안배까지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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