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게임은 과연 다 나쁠까?

입력 2012-02-20 10:19 수정 2012-02-20 10:4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최관호 한국게임산업협회장

지난 달 30일자 YTN의 해외토픽 방송은 콜롬비아의 보고타에 있는 교회에서 강렬한 헤비메탈 찬송가가 울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여기 교회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하다”(If you look at the people gathered in this church, you will see that every one of them has a smile on their face)는 한 신도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13일자 영국의 ‘Telegraph’誌는 “게임이 독서보다 더 창의성을 키운다(Video games more creative than reading)”며, 학부모들은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게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내용의 기사를 전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음악, 게임, 영화 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문화콘텐츠는 항상 변화를 싫어하고 보수적 시스템에 안주하고자 하는 기득권 구조에 두려움을 안겨주는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주류의 몇몇 언론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게임=유해물’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모든 매체나 도구가 항상 좋은 면만 가지고 있을 수 없으니 부정적인 면을 말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부정적인 면만을 지나치게 확대 과장하면서 보다 큰 긍정적인 측면이나 활용가치 등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다물고 있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편협한 사고로 게임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게임은 그저 백해무익한 21세기 신종마약에 불과하다.

게임 산업은 우리나라 콘텐츠산업 전체 수출액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문화콘텐츠이다. 이는 K-POP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음악 산업의 20배가 넘는 규모이다. 한류문화를 선도하는 산업으로서 최근에는 기능성 게임으로 노인 치매 치료 및 기부를 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여 나는 게임에 대한 역발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우리 국민 3명 중 1명은 데스크톱,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도구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제 정부는 게임이 사실상 대다수 국민이 즐기는 대중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부정하고 전 국민을 기 중독자 혹은 잠정적 중독자로 내모는 일련의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게임을 사회문제의 해소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시류에 맞을 것이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녀간의 단절된 대화를 회복하는 수단으로써,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 간의 예절을 가르치고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교육 매체로써, 그리고 종교시설에서는 다소 고루한 교리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모이게 하는 도구로써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떠한가.

과거 1970~80년대 텔레비전은 대중들을 현혹시키는 바보상자라고 매도된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사회 속의 텔레비전은 교육과 레크리에이션을 위한 유용한 매체로써 대중들 속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시 텔레비전에 비난을 퍼부었던 사람들은 이 변모 과정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다른 한편으로 (정부는 중독 운운하지만) 인터넷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불현듯 예전에 방송됐던 한 공익광고가 떠오른다. 부모가 자녀와 대화하기 위해 바로 옆방에서 컴퓨터를 켜고 메신저를 시도하는 모습으로 기억한다. 중남미의 한 교회에서 악마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헤비메탈을 왜 틀게 했는지 지금 이 시점에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김홍국의 아픈 손가락 하림산업, 6월 ‘논현동 하림타워’ 소집령 발동
  • 마운트곡스發 비트코인 14억 개 이동…매도 압력에 비트코인 ‘후퇴’
  • "'최강야구'도 이걸로 봐요"…숏폼의 인기, 영원할까? [이슈크래커]
  • 나스닥 고공행진에도 웃지 못한 비트코인…밈코인은 게임스탑 질주에 '나 홀로 상승' [Bit코인]
  • 전세사기 특별법 공방은 예고편?…22대 국회 ‘부동산 입법’ 전망도 안갯속
  • 반도체 위기인데 사상 첫 노조 파업…삼성전자, 경영 악화 심화하나
  • 단독 영업비밀 빼돌린 전 삼성전자 직원들 재판 행…공소장 살펴보니
  • '8주' 만에 돌아온 KIA 이의리, 선두권 수성에 열쇠 될까 [프로야구 29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241,000
    • -0.02%
    • 이더리움
    • 5,306,000
    • -0.88%
    • 비트코인 캐시
    • 648,500
    • +0.23%
    • 리플
    • 730
    • +0.14%
    • 솔라나
    • 237,000
    • +2.51%
    • 에이다
    • 637
    • +0.79%
    • 이오스
    • 1,124
    • +0.63%
    • 트론
    • 153
    • -0.65%
    • 스텔라루멘
    • 150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6,500
    • +1.17%
    • 체인링크
    • 25,350
    • +0.8%
    • 샌드박스
    • 632
    • +2.9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