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열전] 김상헌 NHN 대표 vs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

입력 2011-01-24 10:50 수정 2011-04-0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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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중시하며 창조경영 닮은 꼴

"김상헌 NHN의 사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주기적으로 만나 서로 긴밀히 협의하는 것 같다.”

광고와 마케팅에 수년간 일했던 사람들은 법조인 출신 김상헌 사장과 대기업 임원 출신 정태영 사장의 마케팅 반만 따라하라는 소리를 들을 때 마다 이같이 투덜대곤 한다. NHN과 현대카드는 CEO의‘맨파워’로 업계 선두주자로 군림하고 있다. 디자인 경영, 대대적인 CI교체, 고유 글꼴 개발, SNS(소셜 네트워크) 스킨십 등을 살펴보면 김상헌 사장과 정태영 사장이 서 있다. 실제로 김 사장과 정 사장이 가끔씩 서울대 선후배 사이로 만나고, 두 사람이 만난 후에는 새로운 프로젝트나 아이템이 꼭 등장한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 CEO성적표 1 - 실적

NHN 김상헌 대표이사는 판사출신 CEO로 유명하다. 86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93년부터 96년까지 지적소유권 전담부 판사로 서울지방법원에 재직했다. 96년 LG상임변호사로 옮긴 후 2007년 NHN에 정착했다. 이후 경영고문과 경영관리본부장이라는 2년간의 검증과정을 거쳐 2009년 NHN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CEO 취임 첫해 실적 성적표는 우수했다. 매출액을 1조 3500억원, 영업이익을 5400억원까지 끌어올리며 한 해만에 두 자릿수 성장을 일궜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2000년대 초 카드대란 직후 금융업계로 뛰어들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돌아온 그는 현대종합상사 기획실 이사에서 시작해 현대정공 및 현대모비스 해외지사 이사, 현대·기아차 구매총괄본부 부본부장 등을 거쳐 현대카드에 발을 디뎠다. 정 사장의 취임 첫 해 현대카드 영업이익은 6300억원 적자였다. 정 사장의 리더십은 2008년 이후 현대카드 영업이익을 2500억원 흑자까지 끌어올리고, 매출액 1조 6000억원을 넘기며 카드 업계 상위권으로 올라 섰다.그가 겸임하는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등 3사의 2010년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정 사장이 직접 사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말했다.

△CEO성적표 2 - 업계가 추종할만한 트렌드를 가졌는가?

“자유롭고 창조적인 벤처, NHN”

김 사장은 NHN을 아직도 벤처라고 일컫는다. 검색엔진에서 소셜네트워크와 게임까지 도전하고 보완하고 다시 도전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경영수업을 받던 2008년 선보인 ‘나눔글꼴’과 사장 취임 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한글캠페인은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한글캠페인은 지난해 칸 광고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부문에서 은상을 받기도 했다. 김 사장은 2009년 대대적으로 회사 CI를 바꾼 이후 ‘클린인터넷’ 문화 정착에 앞장서면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신임의장직까지 맡았다. 그는 네이버 블로그, 지식인, UGC, 미투데이 등을 통해 모인 사람들이 ‘함께’, ‘무엇을’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이 삶의 일부가 됐다면 삶의 스타일(Life style)을 여러 가지 색으로 만들어주는 데 NHN이 기여하겠다는 의지다.

“가장 많은 회원수를 가진 카드라는 말보다 가장 갖고 싶은 카드가 되는 게 목표다.”

정태영 현대카드사장은 같은 듯 다른 말로 현대카드의 지향을 설명했다. 현대카드의 광고와 마케팅은 정 사장의 취임 직후인 2003년 회사 CI를 대대적으로 바꾸고 2004년 글꼴을 ‘유앤아이체(You&I)’로 교체하며 파격의 신호탄을 쐈다.

정 사장이 처음 선보인 ‘세이브 포인트 제도’나 ‘VVIP카드’는 이제 대부분의 카드사가 따라해 일반화됐다. 투명카드, 미니카드, 갤러리카드, 컬러코어카드 등 독특한 카드 디자인은 현대카드가 기존 금융권과 ‘확실히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현대카드 슈퍼 콘서트나 슈퍼 매치, 서울역 첨단 미디어 버스정류장(Art Shelter)나 제주 올레길 이정표는 신개념 사회적 기부였다. 서울역 첨단 미디어 버스정류장은 올해 '국제우수디자인상(IDEA)' '국제포럼디자인상(iF)' '레드 닷(Red dot) 디자인상' 등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석권하기도 했다.

△CEO 성적표 3- SNS로 말한다 "나 괜찮은 사람이야"

김상헌 사장은 미투데이(필명 버드워쳐, http://me2day.net/elbeon)에 종종 글과 사진을 올린다. 취임 직후 고리타분한 법조인 출신 이미지를 벗기 위해 직원과 직접 대화하는 ‘CEO Dialog’라는 블로그를 만들기도 했다. “사실 내 취미는 애니메이션 관람이다”며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직원들의 댓글을 꼼꼼히 읽고 댓들을 달아주며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지난해 초 완공된 분당 NHN벤처타워의 인테리어와 보육원등의 사안은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협의체를 만들 정도로 외형의 혁신 뿐만 아니라 내부의 혁신도 꾀한다.

정태영 사장은 트위터(http://twitter.com/diegobluff)로 사적인 소통과 애교 있는 카드 홍보를 겸한다. “특수재질인 liquid metal 카드의 제조공정을 살피고 개선하기위해 지방출장. 이전에 몸 담았던 제조업의 향수가 오랜만에 되살아난다. 금융업에선 없는 재미”라며 소회를 전하기도 하고 , “속보!!! 현카가 여는 레드카펫 '만추' 시사회에 색계의 탕웨이와 시가의 현빈사마 무대인사 확정. 현카 홈페이지에서 신청” 이라며 수만 명의 팔로워에게 적극적인 홍보도 한다.

정 사장은 회사 내에서도 자유와 평등, 그리고 원칙을 중요시하는 CEO로 유명하다. 그는 집중 토론을 벌이는‘포커스 미팅’을 열거나 매달 하루씩 ‘해피아워’에선 임직원이 모여 맥주를 즐기며 자유롭게 대화한다. 대부분의 업무는 이메일과 전자 결재로 처리해 의사결정 과정을 간소화했다. 평사원이 올린 결재 서류가 정 사장의 결재를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시간이면 충분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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