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정유·해운경기 바닥 찍었나?

입력 2010-03-10 15:01 수정 2010-03-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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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지수 회복 조짐… "본격 회복기 좀 더 지켜봐야"

정유업 시황을 반영하는 정제마진이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의 지표도 하락 행진을 멈췄다.

해운경기를 반영하는 해운운임지수 역시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이는 등 글로벌 정유·조선·해운 관련 지수가 바뀌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유업의 경우 하반기로 갈수록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조선업도 국내 대형조선사들을 중심으로 수주 형편이 조금씩 풀리고 있어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급격한 침체기를 겪었던 정유·조선·해운산업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유 시황이 급격히 개선되면서 작년 4분기 배럴당 2달러에 그쳤던 복합정제마진이 올해 1분기 현재 5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특히 2월 마지막주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5.9달러로, 전주대비 2.6달러 급등했다. 복합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가장 값싸고 질 낮은 벙커C유를 다시 정제해 휘발유나 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데 따른 마진이다.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계절적 요인에 의한 난방유 수요가 증가하는데다 석유화학 시황 호조에 따른 납사 가격 상승, 공급 차질에 따른 휘발유 마진 개선이 복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석유제품의 과잉 재고가 해서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회복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형 유전 개발 속도의 감소와 원유 생산비용 상승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속적인 생산쿼터 조정 △OPEC의 잉여생산설비 감소에 따른 유가 상승 압력 △지정학적 불안 요인 상존 등으로 원인으로 유가가 내년 배럴당 100달까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향후 정유시황 개선을 긍정적으로 전망케 하고 있다.

조선업도 최근 선박 발주가 나타나고 있으며 신조선가의 하락세도 멈춰 향후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의 지표인 클락슨 신조선가는 지난 5일 136포인트로 8주 연속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며 바닥을 다지고 있다.

클락슨 신조선가는 세계조선경기가 활황이던 2007년 184포인트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0월에는 142포인트로 급락했다.

지난해 11월(140포인트)과 12월(138포인트)에도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지난 1월 이후 136포인트로 고정되고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선박 발주가 나타나고 있고, 신조선가 하락세는 멈췄으며 일부 선박은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면서 "전반적으로 최근 흐름은 선가의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대형 조선사들도 잇따라 선박수주에 성공하고 있다.삼성중공업은 지난 9일 글로벌 석유기업인 로열더치셸에서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부유식원유저장하역설비(LNG-FPSO) 1척을 수주했다. 또 유럽 4개 해운선사로부터 유조선 9척과 동남아에서 해양설비 1기를 수주했다.

한진중공업도 지난달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건조할 건화물운반선(벌크선) 2척 건조 계약을 2008년 12월 이후 처음 따냈다. STX조선해양도 터키 선사로부터 벌크선 4척(옵션 2척 포함)을 올해 처음으로 수주했다.

따라서 최근 해운시장 회복과 기존 예상치를 하회하는 선박 공급과잉률을 고려할 때 선박 발주량은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운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3월 발틱운임지수(BDI)는 전월대비 18.4% 상승한 3242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주(3242포인트)보다 17포인트 상승한 3259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달 24일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해운관련 종목들도 최근 일제히 6~7%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3월말 BDI는 3500포인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발틱운임지수란 발틱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종합운임지수로 지수가 오르면 향후 전 세계 물동량과 교역량이 증가하는 등 해운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BDI가 상승하고 있는 것은 세계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중국과 일본 등 주요 원자재 수입국들이 철광석·유연탄 가격 인상 전에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수송량 증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회복세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정유업의 경우 중국 내수 가격 정책변화로 내수 정제 마진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중국이 석유제품 순 수출국으로 전환되는 등 당분간 석유제품 공급 증가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수요때문에 일시적으로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석유제품 수출의 가장 큰 부문인 경유의 마진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향후 2분기까지 회복세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선·해운업 역시 아직 유조선이나 LNG선 등 고급 선종과 경기의 본격 회복을 알리는 지표격인 컨테이너선 부문이 살아나지 않아 더 두고봐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인식으로 인해 최근 선사들의 선박 발주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아직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없는 만큼 실질적인 회복세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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