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금리 결정 나선 국가들, 전 세계 GDP 60% 차지
연준, 강력한 고용지표 등 이유로 피벗 신호 안 보낼 듯
ECB, 내년 2분기 금리 인하 시작 전망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국가 중앙은행들이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금리를 결정한다. 가장 주목받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이 여기 포함된다.
현재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노르웨이를 제외한 대부분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라는 시장의 압박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일부 경기침체 신호를 근거로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으며 각국 중앙은행이 이달 회의에서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 의지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데다 고용 지표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0월 0.2%에서 지난달 0.3%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공개된 11월 비농업 고용은 19만9000명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18만~19만 명 증가를 웃돌았고 실업률은 3.9%에서 3.7%로 ‘깜짝’ 하락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11월 61.3에서 이달 69.4로 급등했다.
이런 이유로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려는 열의를 보일 이유가 없다”고 평했다. 브린캐피털의 존 라이딩 수석 고문 역시 “분명히 시장이 연준을 앞서고 있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내년 금리가 1%포인트(p) 이상 낮아질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에 맞서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경우 경기침체 확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지만, ECB는 CPI 상승률이 위험 수준에서 벗어났다고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ECB가 내년 1분기보다 2분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도이체방크는 4월, 소시에테제네랄은 5월을 각각 인하 시점으로 제시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파월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위험을 고려할 때 ECB는 내년 3월 금리 인하에 불안이 있을 것”이라며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이 점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어 “첫 인하는 6월에 있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견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 역시 “인플레이션 둔화는 놀랄 만하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피벗(정책 방향 전환)’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ECB 회원국인 슬로바키아의 피터 카지미르 중앙은행 총재는 “내년 1분기 금리 인하 기대는 공상과학 소설”이라며 일축했다.
이 밖에 BOE는 3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블룸버그는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