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포차 배터리88에는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신제품 ‘크러시’를 맛보려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매장 내외부는 크러시 대형 아트월로 꾸며져 지나가는 손님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매장은 65석 규모로 20~30대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평일임에도 가게 앞에는 손님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풍경까지 연출됐다.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를 홍보하기 위해 배터리88 포차와 협업해 3일부터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이번 플래그십 매장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크러시를 마셔보게 하는 등 경험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알코올 도수 4.5도의 라거 맥주인 크러시는 ‘4세대 맥주’를 표방하며 롯데칠성음료가 지난달 8일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이후 약 3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기존 맥주의 고정관념을 벗은 새로운 패키징과 메시지 등을 통해 브랜드로 자신을 표현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제품명 역시 ‘반하다, ‘부수다’ 라는 뜻의 영단어 ‘Crush’에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의 정체성을 담은 알파벳 ‘K’를 더한 단어로 ‘낡은 관습을 부수고 새로움으로 매혹한다’는 뜻을 가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우선 주요 타겟층은 기존 맥주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굳어지지 않은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로 삼았다. 20대 유동 인구 비율이 높은 홍대를 첫 플래그십 매장 장소로 낙점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맥주병 디자인 역시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크리스탈 커팅 방식을 적용, 빙산 모양으로 기존과 차별화를 뒀다.
매장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고 신제품을 마셔보러 왔다는 손님부터 크러시 간판에 끌려 방문했다는 손님들이 대다수”라면서 “평일과 최근 대학교 시험 기간이 겹쳐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시기임에도 자리가 꽉 차는 등 체감상 평소보다 20% 이상 더 많은 손님들이 찾아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매장은 시원함과 청량함을 강조하는 브랜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빙산 모형, 크리스털 조명 등 조명과 소품들로 꾸몄다. 여기에 크러시 모델 카리나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가 벽면 곳곳에 붙어 있는 등 젊은 세대 공략 마케팅 요소가 눈길을 끌었다.
매장 외부 크러시 간판을 보고 방문했다는 석현진(23) 씨는 “오늘 크러시 맥주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됐다”면서 “새로 나온 맥주인 만큼 한번 경험해보고 싶어 시키게 됐다. 처음 본 맥주병 모양도 신선했고 청량한 맛이 만족스러워 다음에도 또 찾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매장에서는 수염 모양의 소품과 크러시 맥주병을 활용한 소비자 참여형 행사에도 진행하고 있었다. 손님들은 저마다 소품을 병에 부착하고 인증 사진을 촬영했다. 이를 SNS에 게시할 경우, 원하는 안주를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SNS에서 크러시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는 김민지(31) 씨는 “맥주는 보통 마시던 것만 마시게 돼 새로운 맥주라 반신반의했다”면서 “깔끔한 맛이 좋았을 뿐 아니라 재미있는 이벤트까지 참여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답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 플래그십 매장을 추가적으로 열어 마케팅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홍대에서 처음 선보인 플래그십 매장은 강남 등 수도권 각지에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의 유통 채널도 늘리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크러시를 음식점, 술집을 비롯한 유흥 시장에 500㎖ 병과 20ℓ 용량의 생맥주 두 가지 형태로 먼저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날부터 마트 등 유통채널에도 입점을 시작하며 가정용 수요 잡기에 나섰다.
한편 크러시 플래그십 홍대 매장은 내년 2월 21일까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