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 ‘잃어버린 30년’ 재연?…더 나빠질 수도

입력 2023-09-18 16:38 수정 2023-09-1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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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되기도 전에 인구 감소세
생산성도 일본 버블 경제 때와 큰 격차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 95%
과거 일본 62% 크게 웃돌아
일본은 없던 미국과의 ‘신냉전’ 변수도

▲중국 장쑤성 쉬이의 한 거리에서 아이들이 사탕을 먹고 있다. 쉬이(중국)/신화뉴시스
▲중국 장쑤성 쉬이의 한 거리에서 아이들이 사탕을 먹고 있다. 쉬이(중국)/신화뉴시스
전문가들은 현재의 중국 상황이 일본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지만, 중국 경제가 여러 측면에서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능가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경제가 일본의 과거 장기침체 사이클과 유사성을 보이지만, 중국이 더 큰 공공부채와 인구감소, 미국과의 지정학적 갈등 등으로 일본의 ‘잃어버린 30년’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는 1980년대 부동산과 주식이 급등했다가, 1990년대 초 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장기 침체에 빠졌다.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중국도 부동산 시장이 수년간 경제성장과 맞물려 고속 성장세를 보다가 최근 거품이 꺼지면서 여러 경제적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미 당국의 금리 인하와 각종 소비 진작책에도 중국 가계는 지갑을 닫았고, 기업은 신규 투자보다는 빚 갚는 데 열중하면서 경제 성장세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급격한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인구 고령화다. 중국의 인구는 지난해부터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은 거품이 경제 버블이 꺼진 지 거의 20년이 지난 2008년에 들어서야 인구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즉, 중국은 일본과 달리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도 전에 인구가 감소세에 접어든 것이다. 한 마디로 부자가 되기 전에 인구가 늙어버렸다는 이야기다.

이렇다 보니 생산성도 과거 일본 버블 경제 때와 큰 격차를 보인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GNI)은 1만2850달러(약 1703만 원)로, 버블 경제 붕괴 직후인 1991년 일본(2만9080달러)보다 훨씬 적다.

중국의 공공부채 비율 역시 과거 일본을 크게 앞지른다. JP모건체이스의 추산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의 총 공공부채는 95%로 1991년 일본(62%)을 크게 웃돈다. 부채비율이 높아질수록 당국의 재정 부양책 한계는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과거 일본에는 없던 변수도 있다. 세계 1위 경제국인 미국과의 갈등이다. WSJ는 “일본이 엔화 가치 약세로 무역상대국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기는 했어도 미국의 군사 동맹국으로서 결코 ‘신냉전’과 같은 리스크는 없었다”며 “반면 중국은 반도체와 같은 첨단기술을 놓고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의 동맹국들도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나선 상황”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이러한 경기침체 리스크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해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우려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복지 확대 주의’ 폐해를 우려해 여전히 가계와 소비자에 대한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씨티그룹의 요한나 추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중국의 정책적 대응은 자국 경제가 ‘일본화’ 궤도에 진입하도록 만들고 있다”면서 “중국의 전반적인 성장 전망이 일본보다 더 급격하게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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