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샤넬을 운영하는 샤넬코리아가 한국 전통 문화예술 장인, 젊은 예술인과 손잡고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전시회를 열었다. 샤넬코리아는 한국 예술인과 전통 예술 문화 사업 지원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샤넬코리아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에 있는 재단법인 예올(이하 예올) 건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의 장인과 젊은 공예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샤넬코리아는 한국 장인의 예술성을 높이 사서 이를 보존하고 과거‧현재‧미래를 잇기 위해 예올과 함께 지난해부터 매년 올해의 장인‧젊은 공예인을 선정해 이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올해의 장인은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9호인 한기덕 화각장, 젊은 공예인으로는 김동준 도자공예가가 선정됐다.
두 작가의 작품으로 기획한 ‘우보만리: 순백을 향한 오랜 걸음’ 전시회는 ‘예올 X 샤넬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예올 건물에서 25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진행한다.
허산주 샤넬코리아 패션‧시계‧보석 사업부 총괄은 행사 취지에 대해 “샤넬의 설립자인 가브리엘 보뇌르 샤넬은 예술‧문화에 많은 관심이 있어 당대 유명한 이들과 교류하며 본인의 수준을 올리고 영감을 받아 작품을 창조했다”며 “샤넬코리아도 그의 유산을 받아 예술가 후원에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회정 샤넬코리아 PR총괄은 “샤넬코리아는 국내 38개의 공방의 주인이 돼 지속가능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장인‧젊은 작가가 세계적으로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후원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덕 화각장은 소의 뿔인 ‘화각’을 종이처럼 만든 ‘각지’를 이용해 작품을 선보였다. 각지를 이용해 만든 서랍장은 화려하게 채색한 다른 화각 작품과 달리 원래 소뿔 색을 살려 흰색과 검은 줄무늬가 특징이다. 해당 작품에는 소뿔 160개가 사용됐다. 작품 하나를 위해 황소 80마리가 쓰인 것이다.
그는 “원래 마른 체질인데도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체중이 6kg이나 빠졌다”며 “채색 없는 화각 작품은 업계를 통틀어 첫 도전이다 보니 시행착오에 대한 두려움과 작업 과정 하나하나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생을 많이 했는데도 결과물을 보니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김동준 공예가는 “이번 작업에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틀을 깨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공예가는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을 고민했다. 성형에서 최대한 완성을 끌어내 최소한의 장식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는 그릇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김 공예가가 그릇 같은 소품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선보인 그릇 바닥에는 흙 자국이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 백자의 형태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그는 “과거에 도자기를 겹쳐 구우려면 흙을 공처럼 작게 뭉쳐 그릇 사이를 띄워야 했다”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지만 그때의 멋을 살리기 위해 같은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를 기획한 양태오 디자이너는 전통 공예에 대한 각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디자이너는 “화각 작품의 경우 뿔 자체를 구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며 “전통이 지켜질 수 있게 최소한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재단법인 예올의 김영명 이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샤넬과 함께하는 ‘예올X샤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돼 감격스럽다”며 “소중한 우리의 아름다움이 우리 모두의 평범한 일상에서 빛나는 그 날까지 한국 공예를 꾸준히 아끼고 지켜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