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렌즈] 청산 또 청산…아수라장이 된 ‘디파이’

입력 2022-06-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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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암호화폐·코인)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이 운영되는 플랫폼 코인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디파이를 활용한 투자는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 효과가 크지만, 리스크 역시 크다. 지금처럼 하락장이 찾아왔을 때는 강제 청산으로 막대한 투자손실을 입게 된다. 코인시장의 활황과 함께 급성장했던 디파이가 연쇄 하락의 구조적 문제를 일으키는 시발점이 된 이유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디파이 연쇄 청산은 구조적 문제

최근 하락으로 규모가 크게 쪼그라들었지만 디파이는 여전히 920억 달러(약 120조 원·17일 디파이마켓캡 기준)로 성장했다. 최초의 디파이 플랫폼 ‘메이커(MakerDao·MKR)’를 보면 디파이의 기본적인 구조를 알 수 있다.

메이커는 이더리움의 기본 코인인 이더(Ether)를 담보로 달러가치를 유지하는 스테이블코인 ‘다이(Dai)’를 대출하는 플랫폼이다.

다이의 가치보다 1.5배(150%) 많은 코인을 담보로 예치해야 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0달러 가치의 다이를 대출하려면, 적어도 1500달러 가치의 이더리움을 담보로 걸어야 한다는 뜻이다.

얼핏봐도 위험한 상품이다. 하지만 코인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믿음이 있는 투자자들은 디파이를 활용한 투자를 선호한다. 물론 담보가치를 최소 기준보다 넉넉하게 예치한다면 청산의 위험은 관리할 수 있다는 걸 전제로 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대출 받은 다이를 이더리움을 산 후 다시 대출 받는 극단적 레버리지를 구사하기도 한다.

문제는 하락장에서 발생한다. 코인 가격이 급락하면 예치한 담보 가치가 줄어들면서 담보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코인 가격이 급락할 때 담보가 넉넉하지 않은 투자자의 담보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시스템은 자동으로 예치한 코인을 팔아 대출을 강제로 종료시켜버린다. 청산 당한 물량이 시장에 쏟아진만큼 매도 압력이 커지면, 가격은 하락한다. 이 과정이 되풀이 되면 가격을 무너진다.

디파이 대부분은 메이커의 기본 구조를 따르고 있다.

▲트론 플랫폼에서 발행된 달러 가치 고정 코인 USDD가 가상자산거래소 후오비에서 1달러의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트레이딩뷰 캡처)
▲트론 플랫폼에서 발행된 달러 가치 고정 코인 USDD가 가상자산거래소 후오비에서 1달러의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트레이딩뷰 캡처)

트론 USDD, 7일째 디페깅

트론이 운영하는 달러 가치 연동 코인(스테이블코인) USDD도 달러의 가치보다 낮게 거래되는 ‘디페깅’이 발생했다. 가상자산거래소 후오비에 따르면 USDD는 이달 10일 USDC코인과 디페깅되며 0.9011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트론다오리저브(TRON DAO Reserve)는 USDD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계속 자금을 투입 중이다. 그러나 13일 7억 달러 규모의 USDC가 투입된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1달러 가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디페깅이 길어지면 루나 사태의 악몽 재현도 배제할 수 없다.

급기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은 투자 유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업비트는 USDN, USDD 등 웨이브(WAVES), 트론(TRX) 기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페깅이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않는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WAVES, TRX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빗썸도 같은 내용으로 해당 종목들의 투자 유의를 경고했으며, 코인원, 코빗도 TRX 투자 주의를 공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급락에 대규모 청산까지

이더리움은 디파이가 가장 활성화된 플랫폼인 만큼 연쇄 청산으로 인한 낙폭이 가장 컸다. 최근 일주일 간 이더리움은 39.76%(17일 오전, 코인마켓캡 기준)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코인 중 하락률 1위를 기록해 시총 2위의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대규모 이더를 매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벤처캐피털 쓰리애로우캐피털(3AC)가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록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3AC가 데리비트, 블록파이 등 업계 대출기관들에서 총 4억 달러 규모 청산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가상자산 통계 전문 기업 팩실드는 3AC 소유로 알려진 지갑주소에서 디파이 플랫폼을 통해 대규모 청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락 공포심이 확산하면서 이더리움 지분증명(POS)을 위탁 운영하는 라이도(LIDO)의 스테이크이더(stEth)도 무너졌다.

stETH는 라이도가 이더리움 스테이킹을 위탁한 투자자들에게 이더를 예치받고 대신 내준 토큰으로, 이더리움 POS 전환 이후 출금 기능이 도입되면 이더로 1대1 교환된다. 그러나 최근 코인 대출업체 셀시우스가 자산 인출을 중단하면서, 셀시우스에 묶인 stETH 가치가 급락하기도 했다. 17일 기준 stETH는 0.93ETH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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